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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벌교 장도 밥상 소개…주꾸미·돌개·참꼬막





16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인생이 허기질 때, 장도로 가라’ 편이 전파를 탄다.

전남 보성 벌교 앞바다 여자만에 자리한 섬 장도. 시간이 쉬었다 가는 섬 장도에 가을이 깊었다. 노루 모양을 닮아 노루 獐(장)자를 쓰는 이 섬은 꼬막의 본산이라는 자존심이 있는 곳이다. 가을바람이 깊어가고 장도 갯벌에 꼬막이 여무는 계절. 장도의 밥성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해진다.

▲ 가난한 어머니의 부엌을 풍성하게 만들어준 꼬막

꼬막하면 누가 뭐래도 벌교가 제일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튼실하게 여문 꼬막은 장도의 기름진 바다에서 잡아내는 것들이다. 올해로 20년이 넘게 장도 앞바다에서 꼬막을 잡아온 서홍석 씨. 서홍석씨의 인생에서 꼬막은 평생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이다. 그러나 요즘 홍석씨는 꼬막의 폐사량이 많아 걱정이다. 가업을 물려받아 꼬막을 잡고있는 홍석씨에게 장도 앞바다는 말 그대로 삶의 터전이다.

홍석씨의 아내 김덕순씨는 시어머니를 살아계신 인간 꼬막 무형 문화재라고 한다. 꼬막을 잡아 다섯 자식을 키우고 살림을 꾸려 오신 어머니. 그 흔했던 꼬막이 이제는 금 꼬막이 되었다고 하는데. 가난했던 어머니의 부엌에 돼지고기 한 덩이라도 들어오는 날이면 신김치에 꼬막을 잔뜩 넣어 만들었던 꼬막 묵은지 찌개는 서홍석 씨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어머니의 변치 않는 손맛을 며느리 덕순씨가 이어받아 푸짐하게 꼬막 콩나물 찜을 만들어낸다.

어머니에서 자식들에게 유전된 꼬막의 맛. 코흘리개 시절 형제들과 나란히 앉아먹던 꼬막의 맛은 세월이 지나도 여전하다. 밥상 수북하게 꼬막을 삶아놓고 까먹던 옛 기억을 함께 추억해보자.

▲ 장도의 바다는 엄마의 품이다 - 가을 주꾸미와 돌게



질 좋은 장도의 갯벌은 꼬막 뿐 아니라 다양한 갯것들을 내어준다. 대촌마을 부녀회장 김정심 어머니는 50년이 넘도록 바다로 출근을 하고 있다. 오늘은 살이 잘 여문 가을 주꾸미를 잡으러 배에 올랐다. 장도 가을 바다의 주꾸미는 봄철 못지않은 맛을 자랑하는데, 알을 먹으려면 봄이지만 주꾸미 자체의 맛이 여무는 때는 가을이라고 한다. 바다가 내어주는 것이 적든 많든 항상 나눌 줄 아는 섬마을 사람들.

오늘은 김정심 어머니가 주꾸미 인심을 썼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가을 주꾸미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주꾸미 탕탕이와 주꾸미 물회는 섬마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주꾸미 음식이다. 마을에서 가장 젊은 아낙인 김명주씨는 돌게를 가지고 솜씨를 보인다. 돌게 된장찌개와 돌게 양념 무침까지 상에 오르니 더없이 풍성한 밥상이 되었다. 잠시도 손을 쉬지 않는 섬사람들이 정직하게 차려낸 소박한 밥상. 어머니처럼 넉넉하게 내어주는 장도 바다 덕분에 오늘도 마을사람들의 밥상은 풍성하다.

▲ 그 많던 참꼬막은 어디로 갔을까? - 금꼬막이 된 참꼬막

참꼬막이 자라기에 최상의 조건을 가진 장도 갯벌. 모래나 흙이 섞이지 않은 입자가 고운 갯벌에서만 자란다는 참 꼬막이 장도 앞바다에 넘쳐났던 시절이 있었다. 이 때문에 장도 앞바다는 예로부터 꼬막 밭이라 불렸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참꼬막 구경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장도에 살면서 뻘배를 못타는 것은 흉이었다고 말씀하시는 김봉예 어머니. 과거 꼬막이 넘쳐날 때는 집집마다 하루에 100kg 이상은 거뜬히 참꼬막을 잡았다는데.

이제는 밥상 위에 한번 올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귀해진 참꼬막. 아직도 부부의 찬거리 정도는 내어준다는 장도 갯벌 덕분에 오늘 어머니의 상에는 참꼬막 볶음이 올랐다. 또 다른 섬에 비해 논과 밭이 많은 장도에서 집집마다 생산한다는 땅콩은 농약을 적게 사용해도 되는 작물로 장도의 대표 작물이다. 이렇게 기름지고 고소한 장도의 땅콩을 넣어 만든 땅콩 밥까지. 40년이 넘는 세월 장도에 살아온 부부의 정을 느껴보자.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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