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이 로버트 뮬러 특검과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고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연방법원 기록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뮬러 특검에 기소된 트럼프 캠프 측 인사 중에서 처음으로 나온 법적 대응이자 전면적인 반격이다.
매너포트는 법원에 낸 소장에서 로즌스타인 부장관이 뮬러 특검에게 수사에 관한 전권을 위임함으로써 월권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매너포트는 또 자신에게 제기된 범죄 혐의는 뮬러 특검의 법적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연방법원이 자신과 관련된 혐의를 취하하고 뮬러 특검의 권한을 축소해달라고 요구했다.
뮬러 특검은 지난 10월 30일 매너포트와 리처드 게이츠, 조지 파파도풀로스 등 트럼프 캠프 출신 인사 3명을 돈세탁 혐의 등으로 기소한 바 있다. 이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첫 기소였지만, 초기에 적용된 혐의 자체는 러시아 정부와 트럼프 캠프의 내통 의혹과는 직접적 연관이 없는 개인 비리 수준이어서 이를 비판하는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았다.
또 관련 혐의들이 발생했던 시점 자체가 모두 재작년 대선전이 시작되기 전이라는 점도 백악관과 공화당 인사들이 특검 수사의 미흡함을 비판하는 근거로 활용돼왔다. 외교 고문이었던 파파도풀로스와 별도로 기소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유죄 답변거래’를 통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유착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는 진술을 하기도 했지만, 역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매너포트는 제럴드 포드와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부시, 밥 돌 등 공화당 여러 대통령 후보의 캠프를 맡아 이끌었던 워싱턴 정가의 대표적 정치 로비스트이자 컨설턴트다. 그는 재작년 3월 트럼프 캠프에 참여해 5월 선대본부장에 발탁됐지만, 친(親)러시아 성향 우크라이나 집권당으로부터 1,270만 달러의 현금을 수수한 사실이 폭로돼 석 달 뒤인 8월 낙마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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