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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영세 중기, 주 8시간 특별연장근로 허용-찬성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인력난 심화로 中企 고사 불 보듯

근로시간을 단축하더라도 영세 기업에는 주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야 한다는 중소기업계의 요구에 찬반양론이 맞서고 있다. 정부와 국회가 추진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르면 종업원 수 300인 이상 기업은 오는 7월부터 주당 근로시간이 현행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주 40시간+연장근로 및 주말근로 12시간)으로 줄어든다. 300인 미만 기업은 2020년 1월(50~299인)과 2021년 7월(5~49인)부터 각각 적용된다. 중소기업계는 인력난을 이유로 30인 미만 영세 중기에 한해 노사가 합의하면 최대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했고 지난달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 같은 요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연장근로 찬성 측은 청년들의 중기 취업 회피에 근로시간마저 단축되면 인력난과 생산 차질이 심화되고 근로자 임금 감소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영세 업체 노동자도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반박하고 있다. 양측의 견해를 싣는다.





영세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주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는 근로시간을 단축해 추가 고용을 하라는 것이다. 즉 일자리 나누기 정책의 일환이다. 국회와 정부는 영세한 중소기업의 입장을 고려해 시기를 두고 충분한 협의 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정부가 계획대로 근로시간을 단축시키려면 2015년 9월 노사정 대타협 때 근로시간 단축시 한시적으로 도입하기로 합의한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야 한다. 당시에 근로기준법 개정시 4년간 1주일에 8시간의 연장근로를 추가로 허용하는 방안에 모두 합의했다.

정부가 서둘러 추진하는 것보다는 시장경제에 맡기는 것이 좋은 대안이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이지만 최저임금제도가 없다. 시장경제에 맡겨두는 것이다. 주 8시간 특별연장근로도 시장경제에 맡겨두면 된다. 가뜩이나 중소기업과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급하게 근로시간을 규제할 필요는 없다. 현재 영국·일본·프랑스 등의 선진국은 노사 합의에 따라 연장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영국은 개별 근로자의 동의가 있으면 주 60시간까지 허용된다. 일본은 주 15시간의 연장근로가 허용된다.

우리나라의 근로기준법상 법정 근로시간은 1일 8시간씩 주 40시간이다. 1주일에 12시간까지 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 토·일요일은 별도로 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최장 근로시간은 정규근로 40시간과 연장근로 12시간, 그리고 토·일요일 근로 16시간을 더해 68시간이다. 최근 국회는 토·일 휴일근로는 인정하지 않을 계획이다. 휴일근로 16시간이 없어지면 최장근로시간은 52시간이 된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세계 2위로 2,113시간이다. 멕시코가 2,246시간으로 세계 1위이다. 이처럼 많은 근로시간을 줄여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를 나누자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소폭이나마 회복기에 들어왔지만 중소기업은 중국·베트남 등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매우 어렵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본다.

첫째, 근로시간 단축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다. 젊은이들의 중소기업 생산직 근로 기피는 매우 심각하다. 지금도 중소기업에는 약 26만개의 일자리가 비어 있으나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80년대에는 대학 진학률이 약 20%였지만 현재는 약 80%이다. 대졸자들은 대학을 졸업했다고 자부하기에 실업 상태임에도 중소기업의 생산직 일자리에는 지원하지 않는다. 이같이 고급 일자리는 부족하고 중소기업의 생산직 일자리만 늘어났기에 일자리 미스 매칭이 발생하는 것이다. 급격한 대졸 인력의 공급 확대로 매년 청년실업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정부가 근로시간을 단축할 경우 중소기업은 약 44만명이 추가로 필요하다. 그러나 생겨나는 일자리는 대부분 국내 대졸자들이 지원하지 않는 영세 중소기업 일자리다.

둘째, 중소기업은 인력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이다. 몇 번씩 채용공고를 냈음에도 사람을 구할 수 없는 영세 중소기업은 외국인 근로자와 고령 근로자에게 의지하고 있다. 현재도 일부 업종은 외국인 근로자가 약 90%를 차지한다. 또 도금·열처리·도장 등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40~50대이다. 정부의 노동정책은 일자리 나누기이지만 영세 중소기업에는 젊은이들이 지원하지 않는다. 이처럼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만 높이고 국내 고용 창출에는 기여하지 못한다. 오히려 중소기업의 생산 차질만 가중될 것이다.

셋째, 근로시간 단축은 근로자의 임금 감소로 서민경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1주일에 52시간보다 더 많이 일하는 근로자는 약 41만명이다. 이들은 1주일에 평균 21시간 초과근무하면서 수당으로 약 88만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근로시간을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면 줄어드는 수당 감소액은 약 38만원으로 분석됐다. 즉 근로자 평균 급여가 296만원에서 257만원으로 13% 감소하게 된다.

이처럼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을 중소기업과 근로자 모두가 반대하고 있다.

결론은 중소기업과 근로자 모두 환영하는 주 8시간 특별연장근로는 허용돼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충분한 여유를 두고 추가 인력 대책 등을 준비한 후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해야 한다. 시장 상황에 맞게 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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