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산소가 고갈돼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Dead zone)가 1950년 이래 4배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유네스코 정부간해양학위원회의 기획으로 미국 스미소니언 환경 연구 센터의 데니즈 브레이트버그가 이끈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데드존’은 바다나 큰 호수에서 수중 산소 농도가 낮아 생물이 질식하거나 죽는 지역이다. 연구팀은 산소가 전혀 없는 ‘죽음의 바다’는 1950년 이래 4배 증가했으며 산소 농도가 매우 낮은 해안 인근 지대도 10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육지와 인접하지 않는 바다에서는 데드존이 수백만 ㎢ 증가했다. 이는 유럽연합(EU) 지역 면적에 맞먹는 규모다. 해안 인근 데드존도 같은 기간 50곳 이하에서 최소 500곳으로 급증했다. 많은 지역에서 이에 대한 관찰, 추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전체 바다의 산소량도 2%에 해당하는 770억t 감소했다.
연구팀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기후변화로 수온이 높아지면서 수중 산소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안 인근 데드존의 경우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든 비료와 하수를 원인으로 꼽았다.
산소 고갈은 바다 생물의 성장을 늦추고 번식을 방해하며 질병을 키울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대규모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디언은 이런 현상이 바다에 생계를 의존하는 수억 명에게 대단히 심각한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바다에서 식량을 공급받는 전 세계 인구는 빈곤국을 중심으로 5억 명에 이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브레이트버그는 “이것은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홍태화인턴기자 taehw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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