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사상 첫 단일팀의 일원인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한국에서의 첫 밤을 보냈다. 12명의 북한 선수들은 우리 선수들과 로커룸은 함께 쓰지만 잠은 따로 잔다.
북한 선수 12명과 박철호 감독, 보조인력까지 15명으로 구성된 북한 선수단은 25일 육로를 통해 입경한 뒤 우리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는 충북 진천의 국가대표선수촌에 합류했다. 선수 전원이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던 멤버들이다. 감독은 리원선에서 박철호로 바뀌었다.
북한 선수단을 실은 버스는 도착 예상시각인 오후12시30분에 정확히 맞춰 선수촌 빙상장 출입문에 멈춰 섰고 빙상장 안에서 대기하던 우리 선수들은 북한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악수를 나눴다. 우리 선수들의 환영에 하나같이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넨 북한 선수들은 기념사진을 찍으며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우리 선수들과 함께 세 차례 외쳤다. 북한 감독이 이사이 새러 머리 단일팀 감독에게 꽃다발을 건네자 머리 감독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박 감독은 우리 취재진에 “북남이 하나가 돼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짧은 시간에 힘과 마음을 합쳐서 승부를 잘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경기에서 지겠다는 팀은 없다. 우리 모든 기술과 육체의 기술 등으로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들은 우리 선수들이 머무는 숙박동이 아닌 선수촌 내 게스트하우스에서 2인1실로 생활한다. 이름표와 한반도기가 붙은 빙상장의 35개 로커는 우리 선수 2명, 북한 1명 순으로 배정됐으며 이날 오후 머리 감독 주재로 환영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다. 북한 선수들은 스케이트·스틱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지원받으며 단일팀 유니폼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에서 지원한다.
우리 대표팀의 신소정은 “새롭게 바뀐 로커룸을 오늘 처음 봤다. 실감이 조금 나는 것 같다”며 “시간이 없으니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단일팀은 26일부터 훈련하는데 이번주까지는 북한 선수의 기량 점검을 위해 남북한이 따로 훈련하며 다음주께 합동훈련할 계획이다. 단일팀의 실전 테스트는 오는 2월4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이 유일하며 스위스와의 평창동계올림픽 1차전은 2월10일에 열린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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