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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 '남측서 확실히 뭔가 보여주고 싶다' 말해"

실무접촉 대표단 정치용 코리안심포니 예술감독 "北, 객석·무대 큰 규모 원해"

정치용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지난 15일 북한예술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파견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 남북 실무접촉에서 ‘남측에서 확실히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접촉 대표단에 포함됐던 정치용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30일 열린 예술감독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실무접촉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정 감독은 “우리 측에서 강릉아트센터를 제의했을 때 현 단장이 남측에서 확실히 뭔가를 보여줄 만한 공간이 더 없겠느냐며 부정적으로 답했다”고 말했다. 현 단장은 수백 석 가지고 뭘 하느냐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감독은 회담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고 전하며 “공연장 규모를 이야기할 때만 살짝 톤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측에서 그래도 강릉 지역에서는 강릉아트센터가 가장 좋은 시스템을 지녔다고 적극 권장했고, 나중에는 북측에서도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며 “대신 서울에서는 북측이 (공연을) 제대로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을 원해 애초 우리 측이 생각했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의 공연장 대신 국립극장이나 체육관 등이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대표단은 급작스럽게 국립극장 관계자 2명을 회담 장소로 불러 공연장 정보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송월은 객석뿐 아니라 무대도 큰 규모를 원했다고 전해졌다. 정 감독은 북측이 보여준 무대 사진에 대해 “오케스트라 80명 정도가 뒤편에서 연주하고 앞쪽에서 50~60명 정도가 노래나 춤을 펼치는 형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극장이나 강릉아트센터는 종합 장르를 위한 극장이라 무대 앞·뒤쪽으로 공간을 더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원한 마이크나 스피커 등도 우리 공연장 설비 가운데서도 가장 좋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남북 오케스트라 합동 연주 등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남북이 전반, 후반으로 나눠서 공연하는 형식 등을 준비하고 갔지만, 이번 회의가 북측 공연단을 남측에 초청하는 형식이다 보니까 (합동 연주) 등에 대해 논의를 더 진행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내달 4일로 예정됐던 금강산 남북합동문화행사를 북한이 간밤 돌연 취소한 것과 관련해서도 아쉬움을 표명했다. 정 감독은 “북측 수석대표인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이 ‘이번 기회를 통해 남북의 예술 교류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는 취지로 이야기해 미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품었었다”며 “그런데 어제 일을 보니 아직은 먼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달 취임한 정 감독은 향후 3년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단체이자 예술의전당 상주단체인 코리안심포니를 이끌게 됐다. 애초 지난 15일로 예정됐던 예술감독 취임식은 갑작스러운 실무접촉 대표단 참가로 인해 22일 열렸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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