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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리틀 포레스트’ 김태리 “류준열, 평소에도 명언 같은 말해”

배우 김태리가 힘을 쫙 빼고 차기작을 내놓았다. 이번엔 본격 힐링 영화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다. 앞서 화제를 끌어 모은 스릴러 ‘아가씨’(2016), 현대사 드라마 ‘1987’(2017)과는 확연히 다른 장르다. 데뷔 초 선보인 어두운 분위기의 독립영화 ‘문영’(2015), 단편 ‘락아웃’(2015)과도 결, 톤이 다르다.

배우 김태리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 매체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업 등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혜원(김태리)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과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극 중 김태리는 답답한 도시생활에 실증을 느끼곤 고향에 내려와 시골 생활을 하는 혜원 역을 맡았다. 혜원은 공시생이자 취업준비생이었다가 남자친구가 먼저 시험에 합격한 후 모든 의욕을 잃었다. 그리곤 훌쩍 시골로 떠나 마음의 치유를 얻게 된다. 이가라시 다이스케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 한 ‘리틀 포레스트’는 국적을 가리지 않고 현재 2030세대가 가지는 고민과 마음의 병을 이야기 한다.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태리는 “시나리오를 읽기 직전에 원작 만화를 봤는데 좋았다. 여백이 많고 조용한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작품에 매료된 지점을 밝혔다. 영화가 본격 힐링물인 만큼 그는 “현장 분위기 자체가 워낙 ‘아가씨’, ‘1987’과 많이 달라서 편했다. 사계절마다 촬영하니까 계절마다 헤어졌다가 인사하는 과정이 특별했다. 그렇게 만나니까 서로 더 반가웠다. 스태프들이 적어서 가족 같고 친구 같았다. 나도 가깝게 다가가려 노력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원래 ‘서울 토박이’라는 김태리는 시골에 고향을 둔 혜원 캐릭터에 어떻게 이입할 수 있었을까. “그래도 혜원이가 시골 태생이라는 게 전해지길 원해서 친구들에게 조언을 받았다. 헤원이가 걱정도 많고 자괴감에 둘러싸인 상태였지만 친구들과 만나면서 고민이 풀리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현장에서 굉장히 편하게 연기했는데 그 부분이 좋았다.”

배우 김태리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 매체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리틀 포레스트’를 연출한 임순례 감독과는 첫 호흡. 워낙 푸근한 인상을 자랑하는 임순례 감독인데, 김태리는 “카리스마도 있으시다”고 말했다. “감독님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자유롭게 얘기하면서 편하게 작업했다. 감독님과 무도 깎아먹으면서 고스톱 친 게 생각난다.(웃음) 감독님이 처음엔 부드러워보이는데 은근히 강단도 있으시고 사람을 꿰뚫어보는 카리스마도 있으시다. 자연 친화적인 면도 있으셔서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 속에서 감독님의 성향이 많이 옮아온 것 같다.”

극 중 혜원의 계절 먹거리 ‘삼시세끼’가 담겨 있는 것도 ‘리틀 포레스트’만의 관전 포인트다. 수제비, 시루떡, 떡볶이, 파스타, 막걸리, 크렘 브륄레, 오코노미야끼 등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한 끼들이 나온다. “요리 장면이 잘 담긴 것 같았다. 혜원이가 시골에 내려와서 도시에서 펼치지 못한 요리 실력을 맘껏 펼친 것 같다. 실제로는 국 종류, 수제비, 떡볶이를 해먹어봤다. 가장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건 떡이었다. 떡이 만들기도 어렵지만 3일에 걸쳐서 촬영했기 때문이다. 집에서 만들어보고 싶었던 음식은 배추전 이었다. 부침가루만 해서 부치면 돼서 만들기도 쉽다.”

서울 생활만 해온 터라 당연히 혜원이 농사를 짓는 장면으로도 처음 농촌체험을 해본 김태리다. 김태리는 “만만하지 않은 일이다. 시골 같은 데 가서 농사짓고 살아야지 편하게들 말씀하시는데 절대 쉬운 일이 아니란 걸 배웠다”고 손을 내저었다.



그러면서 “너무 좋았던 부분은, 내가 식물을 심는 장면을 많이 촬영하다 보니 다음 계절에 자라있는 걸 보면서 직접 따서 먹기도 하는 게 신기했다. 여름엔 수박도 먹었는데 이게 자급자족이었구나 생각했다. 뜻깊었던 작업이었다. 토마토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비가 오면 그 해의 토마토는 예쁘게 자라지 않는다. 그런 것처럼 자연의 섭리를 인정하고 다음 해로 다시 흘러가는 것들이 좋았다. 도시에서의 삶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실패’가 그곳에서는 실패가 아니다”고 깨달은 바를 말했다.

배우 김태리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 매체 라운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리틀 포레스트’의 또 다른 장점은 같은 20대 또래 배우들의 ‘실제친구 케미’를 보는 재미가 있다는 것. 재하 역의 류준열, 은숙 역의 진기주는 이번 작품이 맺어준 ‘귀한 우정’이었다. “류준열 배우는 재하랑 굉장히 비슷한 지점이 있다. 본인이 명언 같이 멋있는 말을 평소에도 한다. 긍정적이고 바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영화에서는 뭘 주워 먹기도 하면서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하더라. 여러 가지로 배운 점 이 있었다.”

“진기주 배우는 밝고 푸릇푸릇한 본 모습과 닮아있었다. 그렇다고 은숙처럼 아주 깨방정인 성격은 아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톤을 얼마만큼 잡아야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연기하더라. 감독님과도 얘기를 많이 했다. 은숙이는 친구를 연기하면서 극 전체의 분위기를 톤 업 시켜주는 기능적인 역할도 담당해야 했다. 너무 튀지 않게 자연스럽게 잘 표현했다. 나는 기주 언니의 모든 대사에서 다 빵빵 터졌다. 문소리 선배님은 감독님이 캐스팅 처음부터 ‘이런 역할은 문소리 배우만이 밉지 않고 이해갈 수 있게 연기할 수 있겠다’고 하셨다. 정말 잘 표현하신 것 같다. 강인하고 엄마만의 색깔이 있고 삶이 보이게 각인된 연기를 해주셨다.”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실제 친구’ 케미와 애드리브의 비결을 묻자 “그날그날 처음 나눈 얘기들에서 영감을 받고 나온 장면들이다. 우리가 여러 가지를 늘어놓고 있으면 감독님이 한참을 듣고 있다가 조립해서 정리해주셨다. 사실 처음에 나오는 것들이 좋은데 그걸 정리를 해서 보여주신다. 기주 언니가 의외로 애드리브를 잘하셨다. 너무 신기하더라. 나는 대사에 쓰인 대로 연구해서 즉흥적인 걸 잘 하지 못하는데 덕을 많이 봤다”고 밝혔다.

영화는 혜원이 요리하는 과정에서 학창시절 갑자기 떠난 엄마(문소리)를 그리워하는 장면으로 뭉클함을 준다. 김태리는 극 중 공감했던 장면으로 “엄마의 편지를 읽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영화가 완성된 걸 처음 봤을 때 너무 공감되고 좋았다. 앞에서 계속 혜원의 이야기로 흘러가다가 편지를 읽으면서는 엄마와의 삶이 그려지는 것 같았다. 그녀의 삶의 이유와 지금까지의 그녀를 버티게 했던 것들이 복합적으로 느껴졌다. 시나리오를 받고 엄마가 잘 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모습이 단편적으로 보이는데 절대 묻히지 않고 선명하게 드러나야 영화에 좋을 것 같았다.”

본격 힐링극인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매 장면마다 공감을 선사하는 장점이 있다. 김태리는 그 중 가장 공감갔던 대사로 “‘고모는 고모다. 이모가 아니다’는 대사가 명대사였던 것 같다”며 웃었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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