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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톡] ‘미스티’ 김남주와 고혜란, 최고의 파트너를 만났다

‘미스티’ 김남주가 6년 만의 복귀에도 저력을 보여줬다. 내공 있는 배우가 매력적인 역할을 만나니, 매 회 날개 달린 활약이 이어질 수밖에. 다른 듯 닮은 김남주와 고혜란은 그 자체로 서로에게 최고의 파트너가 되고 있다.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연출 모완일, 극본 제인)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 고혜란(김남주 분)과 그의 변호인이 된 남편 강태욱(지진희 분)을 중심으로 격정 멜로를 그린 드라마.

/사진=JTBC




김남주가 연기하는 고혜란은 오로지 성공만을 향해 달린 인물이다. ‘젊고 예쁜’ 후배 아나운서에게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케빈 리(고준 분)의 단독 인터뷰를 따오고, 그 과정에서 친구의 남편과 지독하게 얽히면서도 목표는 분명하다. 언제나 사랑보다는 야망이다.

그러던 고혜란이 인생 최고의 난관에 부딪힌다. 케빈 리의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것. 충격적이지만 흥미로운 전개다. 농익은 어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격정멜로에 범인을 추적하는 미스터리까지 더해지니 시청률은 날로 높아졌다. 6회에 7%대 시청률을 돌파했다.

최근 고혜란이 수세에 몰리며 다소 답답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그럼에도 ‘미스티’를 향한 뜨거운 관심은 여전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단연 고혜란이 존재한다. 고혜란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사이다 행보를 펼치면 펼칠수록 시청자도 만족하고 시청률도 올라간다.

김남주는 고혜란을 “여주인공 치고는 악녀 비슷한 신선한 캐릭터”라고 설명한다. 그의 말처럼 고혜란은 마냥 착하고 정의로운 인물과는 거리가 있다. 최고 앵커를 넘어 청와대 대변인까지,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다 한다.

이것이 우리가 고혜란에게 열광하는 첫 번째 포인트다. 무한경쟁사회에서 어떤 직장인이든 자기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인정 때문에, 혹은 능력의 부족 때문에 경쟁을 포기할 법도 하지만 고혜란은 끝내 바라던 바를 이뤄낸다.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고혜란이 꽃길만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현실은 고혜란을 편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위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를 경계해야 하고, 극복 불가능해 보이는 유리 천장도 깨부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고혜란이 느끼는 좌절과 분함 또한 충분히 공감할 만한 것들이다.

김남주는 “언제나 당당한 고혜란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손석희의 ‘뉴스룸’보다 큰 고혜란의 ‘뉴스나인’ 무대에 앉아있으면 마치 왕이 된 것 같다고. 덕분에 무척이나 통쾌했다고. 그는 고혜란에 대해 “속으로 처절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삶”이라고 느끼며 안타까움과 깨달음을 동시에 전달하고 있다.



/사진=JTBC


고혜란을 표현한 배우가 김남주이기에 지금과 같이 몰입이 가능하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김남주는 고혜란의 날카로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7kg이나 감량했다. ‘최고의 앵커’가 되기 위해 대본을 100번 이상 읽고 또 읽었다. 걸음걸이부터 눈빛, 목소리까지 바꿨다.

김남주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잘 안다. 작품을 고를 때도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는 것”을 고른다는 그는 앞서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소위 ‘신여성’을 연기했다. 월등한 능력을 바탕으로 남편을 돕고 가정을 꾸렸다.

지난 6년 간 ‘신여성’ 캐릭터는 많아졌다. 이제는 ‘신여성’이라는 단어가 구태의연하고 올드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김남주는 한 번 더 변주했다. 아이도, 남편도 고혜란의 야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가정과 일터를 완벽히 분리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가 탄생했다.

‘48세 여배우’ 김남주에게 고혜란은 인생캐릭터 그 이상의 의미다. 김남주가 “나이가 많은데 주인공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할 정도로 여배우는 한정적인 캐릭터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골라야만 하는 현실이다. 김남주에게 고혜란을 만나게 된 것은 일생일대의 기회임이 틀림없다.

첫 방송이 나가고, 자신에게 쏟아진 호평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는 김남주. 그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미스티’에 온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서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김남주와 고혜란은 그야말로 최고의 파트너다. 여기에 김남주는 고혜란의 당당함을 배우고 있고 고혜란은 김남주의 열정을 건네받았다. 정확히 절반이 남은 ‘미스티’에서 둘의 승승장구를 응원하고 싶은 이유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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