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성추문으로 사퇴한 가운데 이를 고발한 김지은 전 정무비서도 면직처리됐다.
밖에서 보면 보좌진은 정치인의 전문성을 보좌하고 미래의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경력을 쌓는 화려한 자리다. 하지만 실상은 ‘사노비’와 다를 바 없는 신분이다. 정치인이 유죄판결을 받아 자리를 상실하거나 불미스러운 일로 사직하면 보좌진들은 그날로 실업자가 된다. 특별한 사유 없이 정치인이 원하면 바로 면직할 수도 있다. 부당함에 저항한 대가로 김 전 비서도 이런 처지가 됐다.
그러다 보다 대개 보좌진들은 정치인들의 막말, 사적 업무 동원, 성폭력 등에 목소리를 낼 수 없다. 동료들을 향한 부당행위에도 침묵할 수 없다.
2016년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보좌진 하루아침 해고 금지법’을 대표발의 하는 등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제대로 논의가 되지 않은 채 묻혀버렸다. 보좌진을 사노비 취급하는 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제2, 제3의 피해자가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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