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중국에서 모스크바에 도착한 정 실장은 공항에서 곧바로 시내 외무부 청사로 이동해 오후 5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라브로프 장관과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에는 러시아 측에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 올렉 부르미스트로프 한반도 문제 담당 특임대사 등이, 한국 측에선 우윤근 주러 한국대사가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약 15분 동안의 모두 발언 동안 언론 취재를 허용한 뒤 곧이어 비공개로 회담을 진행했다.
정 실장은 회담 뒤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 특사단 방북 결과와 그 결과에 관한 한미 간 협의 내용과 관련해서 러시아 측과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 정부가 남북 간 대화(남북 정상회담)와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원칙적 합의 등을 적극 지지하고 계속 성원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차례의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한러 간에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남북 관계가 개선될 경우 한러 양국 간의 여러 가지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 교환을 했다”고 언급했다.
정 실장은 이어 “러시아는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 목표의 평화적 달성을 위한 건설적인 역할을 담당해왔으며,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기 위한 노력에서도 상당한 정성을 기울여왔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러시아가 그러한 역할을 계속해 달라고 요청했고 러시아는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정 실장은 방러 이튿날인 14일에는 유리 아베리야노프 러시아 안보회의 제1부서기(국가안보실 부실장),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 등을 만나 역시 방북, 방미 결과를 설명하고 한러 간 공조 방안을 논의한 뒤 이날 저녁 한국으로 출발한다.
앞서 정 실장은 이달 5~6일 서훈 국정원장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회담했고, 8~11일에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전한 뒤 북미 정상회담 수락 의사를 얻어낸 바 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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