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은 “사고 조사결과, 조종사가 임무 완수에 대한 부담감으로 ‘비정상 상황시 임무 포기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8일 발표했다. 사고는 지난달 6일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열린 국제에어쇼 개막식에서 발생했다.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던 블랙이글스 T-50B 8대 가운데 1대가 활주로에서 이탈해 전복했다. 사고 직후 공군은 블랙이글스의 곡예비행 일정을 취소하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
이륙을 위해 지상 활주하는 항공기는 기수(機首·항공기 맨 앞 뾰족한 부분)와 앞바퀴 방향을 일치시켜 기준 속도까지 가속한 다음, 방향조종장치를 ‘전환 조작’해야 하는데 사고 항공기 조종사는 이런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환 조작을 했다는 게 공군의 설명이다.
공군은 “그 결과, 항공기가 활주로 우측으로 치우쳤고 조종사는 절차상 즉시 임무를 중단해야 했으나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로 방향 회복을 위한 시도를 반복했다”며 “그로 인해 항공기는 ‘S’자 형태로 비정상적으로 주행한 끝에 활주로를 이탈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군은 “사고 당시 항공기 결함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T-50 항공기가 다른 기종에 비해 조향 특성이 다소 떨어지는 점 등을 보완하기 위해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측과 개선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또 전 조종사를 대상으로 이번 사례에서 얻은 교훈을 교육하고 관련 절차를 재정립할 방침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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