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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만에 통영 고향 돌아온 작곡가 윤이상 선생 유해

유족 뜻으로 통영국제음악당 인근에 비공개 안장…30일 추모식

독일에 묻혔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尹伊桑, 1917~1995) 선생의 유해가 통영국제음악당 인근 묘역에 비공개 안장됐다. /서울경제DB




독일에 묻혔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尹伊桑, 1917~1995) 선생의 유해가 통영국제음악당 인근 묘역에 비공개 안장됐다.

28일 통영국제음악당 등에 따르면 윤 선생 가족은 지난 20일 통영시추모공원 내 공설봉안당에 임시 보관된 유해를 음악당 인근에 미리 마련된 묘역에 안장했다. 이장식에는 딸 윤정씨와 통영국제음악재단 관계자 등 4∼5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묘역은 98㎡ 규모로, 유해는 너럭바위 아래 자연장 형태로 안치됐다. 그 옆으로 1m 높이의 향나무와 해송을 심었다. 너럭바위에는 ‘처염상정’(處染常淨)이란 사자성어를 새겼다. 처염상정은 ‘진흙탕 속에서 피어나지만 결코 더러운 흙탕물이 묻지 않는 연꽃’을 가리키는 말로, ‘처한 곳이 더럽게 물들어도 항상 깨끗함을 잃지 말라’는 의미가 담겼다. 사자성어 바로 아래에는 윤 선생의 한글·영문 이름과 생몰 연도가 적혀 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추모행사 이전에 유해를 비공개로 안장한 이유는 조용히 절차를 진행하고 싶다는 윤 선생 유족의 평소 뜻과 보수단체들의 반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유해 이송 전부터 보수단체가 이장 반대집회를 꾸준히 개최하는 등 외부 시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윤 선생 가족들이 비공개 안장을 선택한 것 같다”며 “가족들이 가까운 재단 관계자들과 논의해 날을 잡고 조용히 안장을 치른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유해 이장과 별개로 오는 30일 예정된 추모식은 계획대로 진행된다. 이날 딸 윤정씨와 아내 이수자씨 등이 모두 참석해 2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윤 선생을 추모할 예정이다.

베를린을 근거지로 음악 활동을 한 윤 선생은 1967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과장된 동백림(東伯林·East Berlin)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겪었다. 이후 국내에서는 이념성향과 친북 논란 등으로 제대로 음악성을 평가받지 못했고, 말년까지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윤이상 선생은 ‘동양과 서양의 음악기법 및 사상을 융합시킨 세계적 현대 음악가’,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 등으로 불렸으며, 1971년 서독에 귀화한 뒤 1977년부터 1987년까지 베를린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1988년에는 독일연방공화국 대공로훈장을 수상했으며, 1995년 폐렴으로 베를린에서 타계했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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