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인 스냅이 사우디아라비아 지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3일(현지시간) 스냅이 지사 개설과 관련해 사우디 정부와 협의 중이며 상당히 진전된 단계라고 보도했다. 스냅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의장으로 있는 미스크(Misk)재단과의 파트너십 체결도 앞두고 있다. 사우디 청년들에게 기업가정신을 교육하기 위해 설립된 이 재단과의 파트너십은 자체 콘텐츠 제작법 등 정보기술(IT) 관련 교육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CNBC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사우디 지사 설립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우디는 여성 취업 제한, 외국인 취업비자 제한, 광고 제재 등 기업 활동에 많은 제재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페이스북·트위터 등 대다수 IT 기업들은 기업활동 제약을 우려해 사우디 대신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 진출한 상태다.
스냅이 중동 시장의 교두보로 사우디 지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빈 살만 왕세자의 개혁과 사우디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의존도가 높은 경제체제를 다변화하기 위한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으며 석유 산업을 대체하기 위해 IT·로봇·바이오·태양광발전 등 최첨단 기술을 육성하고 있다. 방미 중이던 지난달 27일에는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과 200G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경제외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스냅이 사우디의 IT산업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다. 최근 여성운전 허용 등 사회개혁도 탄력을 받고 있어 기업 활동제약 우려도 다소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우디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중동 최대 경제국인데다 인구의 70%가 30세 이상 청년층이다. 미스크재단과의 협업 역시 아랍어 콘텐츠 확충으로 사우디 청년층의 앱 사용 확대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개혁이 순항한다면 스냅은 사우디에서 북미 지역 가입자 감소를 타개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CNBC는 분석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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