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협상안을 제시했다. 성별·지역 등을 고려해 안심전화번호로 100인 이상 200인 이하(홀수)의 위원을 선정하고 이들의 과반 찬성으로 한 명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구상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밤늦게까지 특위를 거쳐 공영방송 사장 선출 방식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면서 “방송을 장악할 의도가 전혀 없기에 타개책을 만들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권을 잡으니 태도가 바뀐 게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론을 의식한 듯 “이전에는 최악을 막아보고자 땜질을 해왔던 것이고 정권 교체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며 입장 변화 배경을 설명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핵심은 정치권이 공영방송 사장 선임 권한을 나눠먹을 거냐, 아니면 다 내려놓을 거냐 선택할 때가 왔다는 것”이라면서 “지난 개정안 발의는 차악을 선택한 것이었다. 이번 기회에 여야가 지배구조에서 완전히 손을 떼자는 게 기본적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내로남불’ 공세를 퍼붓는 보수야당의 비판에 “탄핵 전 세력과 탄핵 이후 세력이 같은 수준이라면 타당하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한편 야권은 과거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했던 개정안을 4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4월 임시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기 위한 임기응변식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후보들이 공론화 위원들을 찾아다니면서 연고에 호소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는 문제가 있어 받을 수 없다”며 “특별다수제 기준을 5분의3으로 완화하겠다고 마지막 제안을 했는데 민주당은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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