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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관점에서 살펴본 한국의 가치투자 유망종목 5선

주식시장 따라잡기

  • 조용준 객원기자
  • 2018-04-16 17:15:33
  • 기획·연재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누가 뭐래도 워런 버핏은 자타공인 가치투자 대가이다. 한국 기자 최초로 워런 버핏과 단독 인터뷰를 한 인물, 그 계기를 통해 가치투자에 남은 인생 전체를 올인하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IHS버핏연구소 설립자인 이민주 씨가 그 주인공이다. 언론에선 그를 한국 주식시장의 대표적 가치투자자이자 워런 버핏 연구가, 혹은 가치투자 전도사라고 부른다. 최근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그를 만나 워런 버핏의 시각에서 본 가치투자는 무엇이며, 현재 가치투자의 유망 종목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들어봤다.


워런 버핏의 관점에서 살펴본 한국의 가치투자 유망종목 5선
지난 2007년 5월 6일, 미국 네브라스카 주 오마하 외곽의 메리어트 호텔 기자 회견장에서 워런 버핏(오른쪽)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이민주(가운데) 버핏연구소 설립자에게 자신의 지갑을 건네주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왼쪽은 ‘워런 버핏의 평생 동반자’로 불리는 찰스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


이민주 IHS버핏연구소 설립자가 추천한 톱픽 종목들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가치투자를 해야 합니다. 가치투자는 일반인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주식투자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히 말해 주식투자 방법에는 기술적분석법과 가치투자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주식투자 500만 명 중 가치투자자는 10% 미만이라고 봅니다.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는 사람들 대부분이 가치투자자라 할 수 있죠,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가치투자 외엔 길이 없습니다.”

가치투자 전도사답게 이민주 씨는 만나자마자 가치투자의 유용성부터 강조했다. 그가 가치투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에게 항상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한국 기자 최초 워런 버핏 단독 인터뷰’가 그 배경이 됐다. “한국일보 기자로 근무하다 휴직을 하고 2005년 미국 퍼듀대 경영학 석사과정에 입학했습니다. 졸업을 앞둔 2007년 5월경 워런 버핏이 자신의 고향 오마하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를 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취재 요청을 했는데 다행히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정말 운 좋게 현장에서 워런 버핏을 직접 만났고, 인터뷰 기회까지 얻을 수 있었죠. 회사로 복귀해 워런 버핏에 관한 책을 몇 권 썼는데 의의로 잘 팔렸습니다. 그러다보니 강연 요청도 받게 됐고, 자연스럽게 ‘워런 버핏 연구가‘ ’가치투자 전도사‘로 불리게 됐어요.”

버핏과의 만남은 그에게 ‘가치투자’라는 새로운 길에 대한 영감을 주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워런 버핏 연구가로 불리는 이민주씨가 말하는 버핏의 가치 투자는 무엇일까? “가치투자는 ‘실적이 우량한 기업의 주식을 싸게 매입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버핏은 이를 ’1달러 지폐를 40센트에 사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현실 비즈니스에선 1달러를 40센트에 사는 게 불가능하지만, 주식 시장에는 시장 참여자들의 감정, 탐욕, 공포가 개입되기 때문에 1달러 지폐를 40센트에 매입할 수 있거든요.”


가치투자 핵심은 PER, 자산가치, ROE

기업가치보다 싸게 산다는 건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투자법이다. 기업의 적정 가치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복잡하고 난해한 과정을 통해 도출되는 건 아닐까? 버핏이 실제로 적용하는 방법이 궁금했다. 이에 대해 이민주씨는 버핏이 2004년 5월에 개인 투자자 신분으로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한제분을 매입한 사례를 언급했다. 버핏이 자신의 자전적 전기 ‘스노블’에서 상세히 밝힌 적이 있다고 했다.

“‘스노볼’을 보면 버핏은 주식에 투자할 때 PER(주가수익비율=시가총액/당기순이익)와 자산 가치를 중요하게 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2004년 5월 당시 대한제분의 PER은 3.3배로 저평가된 상태였습니다. 대한제분은 당시 현금성 자산 1,569억 원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는 시가총액인 655억 원의 2.4배였습니다. PER의 관점에서 봐도 저평가 상태였고, 자산가치(현금가치)의 관점에서 봐도 저평가 상태임이 분명했습니다.”

너무 단순한 방법이라 의구심이 들었다. 어느 정도 투자 관록이 있는 개인투자가들이라면 다 아는 방법 아닐까. 그러나 버핏식 투자방법의 본질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자 단순한 기법이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상식이나 단순함에 담긴 진리를 무시하고 본질에 벗어난, 뭔가 있어 보이고 복잡한 기법이나 묻지마 정보 등에 현혹된다. 이민주씨는 버핏이 중요시 여기는 지표가 또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재무제표에서 ROE(자기자본이익률=당기순이익/자본총계)도 중요하게 봅니다. ROE가 지속적으로 15% 이상인 기업을 일단 관심을 갖고 지켜보죠. ROE가 중요한 이유는 주주의 돈(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당기순이익)을 냈는냐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제조 기업의 평균 ROE는 4~6%입니다.”


워런 버핏의 관점에서 살펴본 한국의 가치투자 유망종목 5선
‘워런 버핏 연구가‘ ’가치투자 전도사‘로 불리는 이민주 IHS버핏연구소 설립자.


추천종목 공통점은 망하지 않는 영속기업

드디어 오늘 만남의 주제를 꺼내 들었다. 워런 버핏의 시각에서 가치투자 유망 종목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샘표식품, 대한약품, CJ프레시웨이, 이마트, 이수화학. 그는 거침없이 5개 종목을 언급했다. 그렇다면 이 5개 종목의 공통점은 무엇이고 다른 점은 무엇일까? “제가 추천한 종목의 공통점은 영속기업(Going concern)들이란 점입니다. 인류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제공하므로 문 닫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5개 종목 중에서 샘표식품의 핵심 경쟁력은 품질입니다. 다시 말해 샘표식품은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품질(맛)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종목입니다. 그 외 대한약품, CJ프레시웨이, 이마트, 이수화학의 핵심 경쟁력은 원가 우위에 있습니다.”


“버핏이라면 바이오 섹터 투자 안 할 듯”

버핏의 가치투자 관점에서 볼 때 가장 곤혹스러운 섹터는 바이오종목일 것이다. 대부분이 신약개발 모멘텀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적자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의 입장에선 이런 기업들을 어떻게 평가를 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이민주 씨는 단호하게 말했다. “워런 버핏이라면 매입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1956년 26세 때 투자 세계에 입문한 이후 워런 버핏은 보험사 가이코(GEICO) 등 몇몇 기업을 빼곤 거의 적자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는 IBM, 아마존 같은 정보기술주에 투자할 때도 거의 예외 없이 이익을 내는 기업을 선택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민주 씨의 투자실적은 어떨까? 가치 투자가의 명성에 걸맞는 수익을 내고 있을까? 이민주 씨가 설립한 버핏연구소는 2013년 8월부터 지금까지 ‘모델 포트’를 운영해 연평균 수익률 21%를 기록하고 있다. 주식 시장이 떨어질 때 덜 떨어지고, 시장이 오를 때 더 오르는 게 높은 수익률을 내는 비결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증시 전망과 투자 전략에 대해 물어봤다. “미국에서 금리 인상이 진행되고 있어 시장이 대세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미국 자본이 자국 시장을 유리하게 보고 본국 시장으로 유턴하려는 경향을 보이죠. 다만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유망산업, 유망기업이 다수 등장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개별 산업, 개발 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민주 씨는 그 동안 베스트셀러를 여러 권 내기도 했다. 10만 부가 넘게 팔린 ‘워런 버핏처럼 재무제표 읽는 법’과 스테디셀러를 기록 중인 ‘대한민국 업종별 재무제표 읽는 법’, 정진기 언론문화상을 수상한 ‘지금까지 없던 세상’ 등이 그의 대표작들이다. 그는 책을 내고 독자들과 교류하게 된 게 자신에겐 가장 큰 소득이라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한국의 주식 투자자 500만 명 전원이 가치투자를 하는 시대를 만들고자 합니다.” 답변은 단순했지만, 그 속에 원대한 뜻이 담겨 있었다.




■ ‘버핏 전문가’ 이민주가 추천한 종목들

샘표식품 ▶
국내 간장시장 점유율 1위(55.8%) 기업이다. 대표 상품 ‘샘표간장’은 국내 최장수 브랜드. 전통 장류부터 ‘요리에센스 연두’, ‘건강발효흑초 백년동안’ 등 발효제품, 소금 식초 물엿 등 조미식품, 국수·차·통조림 등 가공식품, ‘프리미엄 서구식 식품 폰타나’, ‘웰빙스낵 질러’ 등 다양한 음식료를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2016년 8월 인적분할을 단행해 ‘샘표식품’(사업회사)과 ‘샘표’(지주사)로 재상장됐다.

[투자 포인트]
- 워런 버핏이 선호하는 소비재(음식료) 기업. 반복 구매 발생이 강점.
- ‘연두’라는 천연 액체 조미료의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2010년 첫 출시된 ‘연두’는 2013년 4월 누적 판매량 200만 병을 기록한 후, 2014년 2월 400만 병, 2015년 6월 1,000만 병을 거쳐 2017년 10월 2,000만 병을 돌파했다. 출시 이후 매출액이 연평균 45% 꼴로 증가하기도 했다.
- 최고 경영자의 자질 : 박진선 대표의 경영 능력과 인성이 돋보인다. 기업 최고경영자의 자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워런 버핏의 판단 기준에 부합하는 인물이다.


대한약품 ▶
기초수액제(흔히 ‘링거’라 불림)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1994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투자 포인트]
- 고령화 수혜 기업이다. 기초수액제는 한국 사회의 고령화로 향후 지속적인 수요가 예상된다. 몸이 자주 불편한 노인들이 병원에 가면, 우선적으로 기초수액제를 처방받기 때문이다. 건강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병원의 환자 재원 일수는 향후 5년간 연평균 6.1%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65세 이상 고령환자의 병원 재원 일수 증가율은 연평균 10.3%로, 전체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다
- 높은 수익성 : 특히 ROE가 돋보인다. 2015년 15.8%, 2016년 16.6%에 이어 지난해부턴 20% 이상이 나타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
식자재 유통 기업으로 식당과 대형 음식점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투자 포인트]
- 성장성 : 장기적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식자재 유통 산업에서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등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15%였다.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낮은 산업은 한국에선 보기 드물다. 규모의 경제, 첨단 시스템, 효율화 강점을 가진 소수 대기업이 중소업체와 영세기업을 밀어내고 시장을 과점하는 현상은 세계 각국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식자재 유통 시장의 대기업 점유율은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마트 ▶
국내 할인점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2011년 5월 (주)신세계의 사업부문(대형마트, 백화점)이 인적분할로 재상장됐다.

[투자 포인트]
- ‘한국의 아마존’ 가능성 : 2018년 1월 26일 공시를 통해 온라인 사업 부문(이마트몰)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 독립시키고, 어피니티 에퀴티 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조 원 이상 자금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마트가 온라인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키면 그간 오프라인 매장과의 자기시장잠식(Cannibalization) 리스크 때문에 불가능했던 전략이 가능해질 수 있다. 예컨대 그 동안은 오프라인 이마트 매장의 어떤 제품 판매가격이 1만 원이었다면, 이마트몰에서도 1만 원에 팔 수밖에 없었지만 앞으론 9,000원에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쉽게 말해 앞으로 이마트는 온라인 시장에서 쿠팡, 티몬, 위메프 등과 동일한 조건으로 가격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된다.
- 워런 버핏도 수년 전부터 IT주에 관심을 가져왔다. IBM, 아마존 등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


이수화학 ▶
세제(Detergent) 원료인 LAB(Linear Alkyl Benzene·연성알킬벤젠)를 생산하는 국내에서 유일한 기업이다. 연간 생산량 28만 톤(중국합작법인 포함)으로 글로벌 4위에 올라 있다.

[투자 포인트]
- 성장성 :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세제 수요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 경쟁사 몰락 : LAB의 글로벌시장 수요가 증가하던 2012~2013년에 중국과 중동의 경쟁사들이 총 35만 톤 생산 규모의 공장을 증설했다. 그 결과 공급이 넘쳐나 한때 이수화학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런데 그 후 상황이 바뀌었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수익이 나지 않자 공장 증설이 대폭 줄었다. 2017년 3월 태국 라빅스(Labix)의 10만 톤 증설 이후에는 추가 공장 설립이 없었다. 사우디의 파라비 페트로케미칼(Farabi Petrochemical)의 10만 톤 규모 공장의 증설도 2019년 10월 말로 연기됐다. 이처럼 공급은 정체 상태인데, 요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LAB 시장이 공급자 위주로 턴어라운드했다. 그에 따라 이수화학의 공장 가동률이 100%에 근접하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조용준 포춘코리아 객원기자 heme1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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