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벌어진 집단폭행사건에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 ‘라이브’를 보는 듯 출동한 경찰이 가해자를 제압하는 대신 진정시키려는 영상에 심한 우려를 표하며 공권력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지난 2일 광주 집단폭행사건에 가담한 3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형 A씨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동생이 조직폭력배가 낀 무리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30일 오전 5시경 피해자인 동생 B(33)씨는 자신을 포함해 남성 3명, 여성 2명과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나오다 택시를 잡는 과정에서 20대에서 30대 후반인 남성 7명, 여성 3명이 함께 있던 무리와 시비가 붙었다.
일행보다 뒤늦게 술집 밖으로 나온 B씨는 상황을 목격하고 말리러 다가가 말을 걸었으나 상황이 악화되면서 싸움이 커졌고, 집단폭행으로 이어졌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상대측 남성들이 B씨를 도로 건너편 풀숲에 쓰러뜨려 놓고 큰 돌로 수차례 머리를 내리찍고 나뭇가지로 눈을 찌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현재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향후 심각한 시력저하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
경찰은 주변 CCTV와 피의자 조사를 통해 피해자 측에서 주장한 폭행 피해가 대부분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일부가 문신을 하고 있었고 G파 소속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범죄단체 구성·활동 혐의를 적용할 만한 폭력조직이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며 “폭행 정도가 심각해 주도한 이들을 구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넷상에서의 여론은 경찰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특히 CCTV 영상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은 가해자를 단번에 제압하지 않고 오히려 이들을 설득해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모습을 보인다며 비판하고 있다.
일부 시민은 광주 폭행 사건을 강력하게 조치해달라는 내용과 경찰의 공권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국민청원까지 올려 문제를 지적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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