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10명 중 4명이 교사에 의한 성희롱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3일 교사 성희롱 관련 내용이 담긴 ‘교사에 의한 학생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는 고등학교 여학생 814명, 남학생 200명 등 총 1,014명이 참여했다. 이들 중 40.9%는 ‘학교에서 교사에 의한 성희롱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교사에게 성희롱을 실제로 당했다는 응답자도 27.7%에 달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에 성희롱 경험이 있었는지를 묻자 ‘그렇다’는 답이 각각 17.8%, 17.5%로 집계됐다. 가해자의 성별로 남성을 지목한 비율이 45%, 여성을 지목한 비율이 29.2%였고 남성과 여성 모두를 지목한 비율은 25.8%였다.
성희롱이 일어난 상황은 ‘수업 중’이 53.9%로 가장 많았고 생활지도나 개인상담·면담 상황이 뒤를 이었다. 복장 지적시 지도 봉으로 특정 신체 부위를 누르거나 찌르는 행위, 교복이나 체육복을 들추거나 잡아당기는 행위, 신체 일부를 슬쩍 스치는 행위, 신체 부위에 대해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하는 행위 등이 대표적인 성희롱 유형이었다.
성희롱 피해자들에게 대응방법을 묻자 37.9%는 ‘모르는 척하고 가만히 있었다’고 답했다. 그중 19.8%는 ‘부당하거나 옳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참았다’고 응답했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이유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가 26%, ‘진학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서’가 21.9%, ‘학생들에게 알려질 수 있어서’가 15.5%였다.
교사의 성희롱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학생들과 격 없이 지내기 위해서’ 25.9%, ‘내게 관심이 있거나 나를 예뻐해서’ 12.3% 등의 답안을 꼽은 경우도 있었다. 인권위에 따르면 “가해 교사들은 주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관심, 돌봄, 애정이 부족한 학생 등을 대상으로 삼는다”며 해당 학생들은 교사가 자신을 특별히 챙긴다고 여겨 성희롱 피해를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제언했다.
교사의 학생 성희롱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응답자의 62.7%가 ‘가해 교사에 대한 처벌 강화’ 필요성을 꼽았다. 그 뒤를 이어서 성희롱 예방교육 강화, 피해자 보호조치 강화 등도 제시됐다. 인권위는 “교사와 학생이라는 위계 구조에서 학생이 진학 등에 권한을 행사하는 교사를 신고하는 것은 큰 부담일 수 있다”며 “학교의 상담역량 강화, 재발방지 대책 마련, 성희롱 관련 교육 강화, 학생 인권법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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