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헌법소원 심판 청구 사건의 공개변론을 앞두고서다.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교수 모임’은 탄원서에서 “정자와 난자가 합쳐져 이루어지는 수정란은 인간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는 인간 생명체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여성의 자기결정권 보호라는 미명아래 낙태죄를 폐지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생명을 경시하는 죽음의 풍조를 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임은 “이 세상의 그 어떠한 것도 인간의 생명보다 우선하는 것은 없다”면서도 “자녀를 임신, 출산, 양육하면서 주어지는 부담의 대부분을 산모 개인에게 짐 지우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태아의 존엄 또는 생명권만을 내세워 산모의 낙태 선택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임은 이어 “어려운 여건에서 아이를 낳아 키워야 한다는 산모의 두려움과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는 대책을 국가와 사회가 함께 마련하여 산모들에게 ‘출산의 행복(출산권)’과 양육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모임 대표인 구인회 가톨릭대 생명대학원 교수는 “어린 생명의 보호와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도 낙태죄 폐지 주장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형법은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269조1항), ‘의사·한의사·조산사·약제사 등이 부녀의 승낙을 받아 낙태한 때에는 2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270조1항)고 돼 있다.
이에 대해 의사 A씨는 지난해 2월 이들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앞서 헌재는 2012년 8월 형법 270조1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임신 초기나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를 허용하고 있지 않은 것이 임부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합헌론과 “임신 초기 낙태까지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위헌론이 4대4로 갈려 위헌 정족수인 6명에 미달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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