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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씨피카의 도전과 진심 “매일 매일이 한 편의 드라마 같아”

2016년 11월, 보컬리스트 겸 프로듀서 씨피카(본명 조유선)는 일렉트로닉 신(SCENE)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씨피카는 음악을 시작한지 6개월만에 신의 이목을 단번에 끌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지난 해 2월 10여년 간의 오랜 LA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8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마이 에고(My Ego)로 올해의 최우수 댄스 & 일렉트로닉 노래 상을 수상한 실력파 가수다.

가수 씨피카(CIFIKA)/사진=조은정 기자




몽환적인 목소리를 구사하는 씨피카는 독창적인 음악적 세계관뿐만 아니라 음악을 시작한 히스토리 역시 주목받고 있다. LA의 광고회사에 아트디렉터로 근무했던 씨피카는 스물넷,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클라이언트에 맞춰서 생활해야 하는 아트디렉터 일이 창의적이지 못하다는 생각과 한계를 느끼자 바로 음악의 세계에 도전장을 내민 것.

“광고 아트 디렉터 분야에서 제가 주목 받을 만큼 뛰어난 재능이 없다는 걸 일하면서 깨달았다. 이 일을 계속 하다간 나머지 인생이 너무 재미없겠다는 생각과 함께, 존재 자체의 의미를 둘 수 없겠다고 봤다. 그래서 즐겨듣던 음악을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광고회사를 그만둔 씨피카는 꿈을 하나 하나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미국에 있는 예술 학교에서 1년 간 음악 이론을 공부했다. 그리고 독학으로 작곡 과정을 배웠다. 이탈리아 가곡, 재즈 음악 역사 등, 음악과 관련된 수업을 들으면서 ‘컴퓨터 한 대로 음악을 만들어볼까’란 생각을 했다고 한다.

당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티스트는 전자음악계에서 유명한 풀룸(flume)이었다. LA공연장을 직접 찾아서 멀리서 플룸 공연을 봤다. 그렇게 플룸처럼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어렸을 때 사람들이 ‘노래 잘 한다’고 칭찬을 해줬는데, 정작 제가 음악 쪽으로 보여준 게 없었다. 스스로도 특별하게 재능이 있는 것도 몰랐다. 부모님께 영향을 받아서, 음악이랑 친숙하게 살아왔지만, 뭔가 창작 활동을 해 본 적은 없었다. 무엇보다 미국이 아닌 한국에 와서 음악을 하고 싶었다. 미국도 좋은데, 한국에서 제 음악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한국으로 들어오게 됐다.”

씨피카는 자신 목소리의 장점으로 ‘진실성’을 꼽았다. 그는 “제 목소리가 구슬처럼 맑거나 감미롭거나 하진 않지만 진실성이 있다고 느꼈다” 며 “내 목소리로 노래하면 진심이 닿을 거라 생각해서, 노래 하는 일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씨피카는 지난 2016년 첫 싱글 ‘우주’(OOZOO)를 발표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 앨범이 2017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씨피카는 데뷔부터 주목받았다.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보면, 가수 이상은씨의 특별한 음색이 떠오르기도 한다. 정작 본인은 “외국에서 오래 살아서, 처음엔 이상은씨를 잘 몰랐다”며 “정보를 찾아보니 뛰어난 가수인 걸 알고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어떤 분들이 제 음색이 ‘담다디’ 이상은씨와 닮았다고 언급하기도 하고, 묘사하기도 하더라. 인터넷에서 노래를 찾아보고,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시는 게 신기했다. 저는 공통점을 찾진 못해서 왜 저랑 닮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씨피카는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자신의 작업물을 온라인 상으로 꾸준히 공유했다. 씨피카의 음악은 꽤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그 중 지금의 소속사 써드컬처키즈와 연을 맺어 한국까지 오게 됐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광고회사를 다니던 스물넷의 씨피카보단 음악작업을 하는 스물일곱의 씨피카의 삶이 더 행복하다는 것. 현재 그의 삶은 “매일 매일이 드라마 같다”고 했다.

“광고 회사 사표를 낸 순간 한편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솔직하게 말하면 고생길이 시작된거다. 정말 걱정 없이 회사 다니고, 꼬박 꼬박 들어오는 월급으로 쇼핑하고 브런치 먹고 파티하면서 보냈다. 하지만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스물 넷이면, 삶의 의미를 찾을 만한 나이가 됐는데, 돌아보니 미친 듯이 행복하게 살지 않고 있었다. 삶을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가수 씨피카(CIFIKA)/사진=조은정 기자


“음악을 하면서 제 인생이 바뀌었다. 지금은 매일이 스펙타클한 드라마 같은데, 음악하기 전엔 너무 똑같은 일상이 반복됐었다. 저도 그렇고 제 주변 사람도 비슷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의욕도 없었다. 좀 더 주체적으로 인생을 개척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씨피카는 ‘수식어가 없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누군가가 계속 찾아볼 수 있게, 매번 다른 모습으로 팬들을 만나고 싶은 것. “앞으로 내 음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렸으면 좋겠다.“고 말한 씨피카는 세계 월드투어에 대한 꿈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언젠가는 ‘입양’을 해보고 싶다는 또 다른 꿈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10년 후에 제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한 번도 안 생각해봤는데, 생각해볼게요. 잠시만요. 10년 후엔 세계 월드투어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음악적으로 좀 더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리고 제 꿈이 입양하는 건데 그 꿈도 이루고 싶어요. ‘사랑이 뭘까’ 진지하게 생각해봤는데, 제일 순수한 사랑은 입양 자식을 자기 자식처럼 키우는 것 아닐까요. 내가 낳은 자식처럼 조건 없는 사랑을 행하고 싶어서 제 삶의 목표 중에 자리하고 있어요.”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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