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에서 17~18일 이틀간 열리는 미중 2차 무역협상의 미국 측 대표단 명단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표 보호무역주의자이자 대중 무역제재 주도자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내부 갈등으로 제외될 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과 중국 무역대표단이 2주 만에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는 가운데 ‘원조’ 대중 매파인 나바로 국장의 좁아진 입지가 이번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은 나바로 국장이 2차 무역협상 대표단에서 제외됐다가 막판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나바로 국장이 대표단 하차 위기에 내몰린 것은 대표단 내 불화 때문이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그가 이달 초 중국과 1차 무역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대표단 수장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마찰을 일으켰으며 트럼프 정부 무역정책의 대표 매파로 꼽히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도 논쟁이 붙었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므누신 장관이 중국 협상단 대표인 류허 국무원 부총리와 일대일 회담에 나서겠다고 결정하자 나바로 국장이 격노했다”며 “이 문제로 나바로 국장은 므누신 장관과 욕설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대표단 불화설을 저지하고 나섰지만 나바로 국장의 역할은 지난 1차 협상 때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나바로가 이번 2차 대화에서는 주요 협상가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그의 역할이 위축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성과 없이 끝난 베이징 1차 협상 후 2주 만에 열리는 이번 협상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의 제재 완화를 시사하고 중국도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보복관세 철폐를 검토하는 등 우호적인 여건에서 진행된다.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지난 15일 워싱턴에 도착해 공식 협상에 앞서 미국 측과 물밑조율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