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동에서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이유는 바로 종교에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모두 아브라함의 후손들인데 이들이 등을 돌리고 피를 흘리는 이유가 바로 이데올로기 즉 종교입니다. 이번 강좌에서는 언제부터 이들이 갈라져 싸우게 되었는지 역사를 개괄적으로 살펴보게 될 것입니다.”
지난 18일 남산도서관에서 열린 안인희(사진) 박사의 고인돌 강좌 ‘이데올로기의 시대: 유럽의 종교전쟁과 왕국들’이 시작되었다. 5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이날 강좌에는는 이미 안 박사의 유럽 중세를 주제로 한 강좌를 들었던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이번 강좌는 유럽의 근대부터 중세를 거쳐 이제 근대로 들어가기 시작하는 과정으로 안 박사는 서양 역사를 매 학기 순서대로 연결지어 강의하고 있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생애 주기별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6년째다.
“우리에게 이데올로기는 좌익, 우익 등 뭔가 정치적인 느낌이 제일 먼저 드는데 여기서 이데올로기는 바로 종교입니다.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하면서 유럽의 대항해시대가 열리고, 인쇄기술에 힘입어 1517년 종교개혁이 시작되면서 유럽은 한바탕 종교전쟁에 휩싸이게 됩니다. 대단히 어려울 것 같지만 사실은 왕과 왕비의 결정에 따라 나라가 갈리고 전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때로는 막장드라마 같은 상황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로마 가톨릭 종교에서 개신교가 분리되면서 서로 경쟁에 빠져들어 각 나라는 신앙의 차이가 신념의 차이로 진화되어 무서운 전쟁을 벌였죠. 처음에는 내전의 형태로 진행되던 전쟁은 국가간 전쟁으로 번져 약 150년간 종교전쟁이 계속 이어집니다.”
안 박사는 수강생들이 자칫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서양의 중세 이후 근대 역사를 왕과 왕비의 근황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면서 당시 시대적인 상황을 설명해 나갔다. 스페인은 아메리카를 정복하고, 포르투갈은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삼으면서 원료를 저렴하게 수입하고 노예를 부리며 과학혁명과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그들의 내막을 들여다보는 형식이다.
총 5강으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1강 대항해시대, 2강 종교개혁과 종교전쟁, 3강 유럽 왕국들의 진로, 4강 유럽의 왕국들 계속 전쟁, 전쟁 5강, 30년 전쟁과 절대왕권의 등장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한편, 제 6기 고인돌은 서울시교육청 산하 22개 공공도서관과 5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문사철(文史哲)을 바탕으로 예술, 과학, 건축, 클래식음악, 경제학 등 주제를 확장해 오는 11월까지 생활 속 인문학 강연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 포털 에버러닝에서 확인할 수 있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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