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현대 아파트 재건축 부담금 쇼크로 강남 재건축 사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부담금이 예상보다 수억 원 더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자 조합 내부 갈등이 심화 되는 것은 물론 사업을 미루거나 중단을 검토하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반포현대 오는 24일 주민 총회를 열어 예산 결산 등 기본안건과 함께 서초구청의 재건축 부담금 통보에 대한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조합이 최초 예상했던 금액보다 16배 많은 금액인 가구당 1억3,500만원을 통보받으면서 조합 분위기는 뒤숭숭한 상황이다. 반포 현대 관계자는 “24일 정기총회에서 조합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향후 대응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3주구도 재건축 부담금 문제로 조합 내부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당초 조합은 1인당 재건축 부담금을 1억원 미만으로 추산했지만 반포현대 아파트 부담금 산출 기준을 적용할 경우 가구당 부담금이 3억∼4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충격에 빠졌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담금 문제로 조합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앞으로 재건축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앞서 진행한 세 차례의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현대산업개발의 단독 응찰로 모두 유찰돼 선착순 수의 계약이 가능하지만 시공사 선정 일정을 잡지 않았다. 시공사를 선정하면 한 달 내 조합이 부담금 선정을 위한 자료와 자체 산출한 부담금 예정액을 구청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대치 쌍용2차는 부담금이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사업 방향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당초 조합에서 추산한 재건축 부담금은 가구당 최고 1억원 수준인데 반포 현대 기준이면 그 이상 나올 것 같다”며 “일단 부담금 예정액을 받아보고 사업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대상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정비계획 수정안을 강남구청에 제출했는데 반포 현대 부담금 액수를 보고 불안감을 느끼는 조합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부담금이 현실화되면 조합원 간 갈등이 불거져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부담금이 몇 억원씩 부과된다면 이에 부담을 느끼는 조합원들이 많아져 재건축 사업을 재검토하자는 주장도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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