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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스타워즈의 굴욕





“어느 날 보니 서부극이라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는 그 자리를 메울 다른 신화가 필요했습니다.” 1973년 영화 ‘청춘낙서’로 흥행에 성공한 조지 루카스 감독이 평소 꿈꾸던 공상과학(SF) 시리즈 영화 제작에 나서면서 밝힌 이유다.

강한 의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SF영화가 그렇듯 엄청난 예산 때문에 영화 제작은 만만치 않았다. 당초 책정된 350만달러가 훌쩍 넘는 돈이 들어갔지만 영화는 루카스 스스로도 성공을 장담하지 못해 시리즈물임에도 부제 하나 달지 않은 채 1977년 개봉됐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개봉 첫주 1,554만달러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3억7,000만달러의 최종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지며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SF 시리즈로 평가받는 ‘스타워즈’는 이렇게 시작됐다.

‘스타워즈’는 처음부터 스토리 전개순서를 건너뛴 것으로도 유명하다. 첫 제작 당시 상대적으로 흥행요소가 약한데다 기술적 문제와 예산 때문에 에피소드 1~3을 건너뛰고 4~6편을 먼저 제작했다. 에피소드 1은 첫 개봉 이후 22년이나 지난 1999년에야 상영됐다.



시리즈는 나올 때마다 어김없이 경쟁작품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순위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2015년 개봉된 ‘에피소드 7-깨어난 포스’는 2억3,800만달러의 개봉 첫 주말 오프닝 수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최종 흥행기록 역시 20억달러로 ‘아바타’ ‘타이타닉’에 이어 역대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너무 잦은 시리즈에 대한 식상함 탓일까. 최근 개봉한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의 흥행성적이 저조하다고 한다. 개봉 첫주 미국 내 수입이 1억 달러를 겨우 넘기며 당초 예상했던 1억5,000만달러에 훨씬 못 미쳤다고 한다. 메인 스토리가 아닌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크의 조력자인 한 솔로를 주제로 만든 앤솔로지임을 고려해도 예상을 밑도는 성적이다.

물론 저조한 흥행에도 불구하고 ‘스타워즈’에 대한 기대를 접기에는 이르다. “완성된 영화는 없다”는 루카스 감독의 신념대로 ‘스타워즈’ 시리즈는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중 에피소드 9가 개봉되고 이듬해에는 마지막 앤솔로지 ‘보바 펫’이 예정돼 있다. 어느덧 에피소드 8을 넘어선 ‘스타워즈’가 어떤 스토리를 이어갈지 벌써 궁금해진다. /정두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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