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서울경제스타 사옥에서 이유비의 tvN ‘시를 잊은 그대에게’(극본 명수현, 연출 한상재, 이하 ‘시그대’)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시그대’는 병원을 배경으로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실습생의 일상을 시와 함께 그려낸 드라마. 이유비는 극 중 물리치료사 우보영 역을 맡았다. 우보영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울어대 ‘울보영’이라는 별명을 가졌으며 일상을 좋은 시로 마무리하는 감성적인 인물.
이유비는 우보영이 계약직으로서 느끼는 불안함과 설움을 공감 가게 연기했다. 또한 물리치료사 선배 예재욱 역을 맡은 이준혁과 풋풋한 로맨스까지 선보였다. 그 결과, ‘시그대’는 자극적인 전개나 갈등 없이 생활과 맞닿은 청춘의 이야기를 그리며 힐링 드라마로 남게 됐다.
-종영 소감이 궁금하다. 마지막 회를 본 기분은 어땠나.
바쁘다가 한 번에 끝나니 공허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했다. 일주일 정도는 그냥 집에 있었다. 마지막 주에 방송을 보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참 많은 일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리치료실도 그립다. 좋았던 것, 힘들었던 것이 다 생각이 났다.
-드라마에 시가 삽입되는 장면들이 독특했다. 내레이션 걱정은 없었는지.
아무래도 목소리가 어떻게 나갈지에 대한 부담감과 걱정이 있었다. 극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게 잔잔한 느낌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냥 차분하고 편하게 시를 읽었다. 방송을 보면 에피소드 위로 시가 쭉 지나간다. 화면에 글자가 써지는 것을 보니까 되게 예쁘고 좋았다.
-우보영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인물이었다. 표현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순수함을 보여드리면 사랑스럽다고 생각하시지 않을까 싶었다. 억지로 귀여운 척을 하고 싶지는 않았고 자연스럽게 하고 싶었다. 워낙 순수하고 착한데다 가끔 푼수 같기도 한 보영이다. 몸개그에 허당 느낌도 있다. 자연스럽게만 표현한다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우보영과 본인이 싱크로율은 얼마 정도라고 생각하나.
주변 사람들이 저보고 생각보다 그렇게 밝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차분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보영이를 통해 조금 더 밝아진 것 같다. 보영이로 살면서 촬영장에서 에너지 있게 임하려 노력했다. 예전의 저를 보는 것 같았다. 어렸을 때, 밝았던 때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물리치료사 역할을 처음 해봤다. 특별히 노력한 부분이 있나.
물리치료를 받아보기만 했지 물리치료사로서 어떤 고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다. 실제로 병원에 가서 배웠다. 처음 배운 게 마비 환자를 옮기는 것이었다. 치료 동작을 배우고 환자분들 옆에서 선생님들이 하시는 것도 봤다. 현장에 선생님이 계셨는데 안 계시면 전화해서 물어보고 동영상 찍어서 다시 보기도 했다.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싶었다.
-우보영은 비정규직 신분이다. 이 부분에서 전달하고자 한 의미가 있다면.
보영이와 비슷한 상황의 분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보영이는 시를 통해, 저는 노래를 통해, 또 어떤 분은 가족을 통해 위로 받지 않나. 드라마를 보면서 ‘나도 힘을 내야 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보영처럼 다시 털어내고 도전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로서 비정규직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나.
배우도 선택을 받는 입장이다. 원했던 작품 오디션을 열심히 봤는데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좌절할 때도 있다. 항상 털어내고 새롭게 도전하고 살아가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렇게 지내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그런 부분이 비슷해서 보영이에게 더욱 공감이 갔다.
-작품이 호평을 받았음에도 시청률은 저조했다. 아쉽지는 않나.
많이 아쉽고 속상할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촬영 현장이 밝았고 보시는 분들도 정말 좋아해 주셨다. 시청자분들이 시청률 신경 쓰지 말고 지금처럼 열심히 해달라는 댓글을 많이 남겨주셨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그래서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많이 없어졌다. 오히려 봐주시는 분들에 대한 책임감이 더 생겼다. 더 좋은 장면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저도 안 믿길 정도로 많은 분들이 하나같이 응원을 해주셨다. 아무래도 러브라인이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런 부분에서 감사함을 느꼈다. 더 재밌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장면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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