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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 스마트시티가 만드는 새로운 세상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전 환경부장관

사람·자원 모두 도시로 몰리지만

사회·환경 문제에 지속가능성 위협

빅데이터 통합 시스템 구축이 관건

4차혁명 기술 규제완화 절실한 때





지난 1927년 독일의 SF 무성 영화 메트로폴리스(Metropolis)는 100년 후의 미래도시의 암울한 모습과 계층 간의 갈등을 그렸다. 디스토피아의 이 표현주의 작품은 “머리와 손 사이를 잇는 것은 심장이어야만 한다”로 맺는다. 이후 여러 차례 재편집의 수난을 겪은 끝에 2001년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다.

도시는 급팽창하고 있다. 1600년 1% 이하이던 도시 인구가 현재는 54%이고 오는 2050년에는 66%가 된다고 한다.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매주 300만명 이상이 도시로 몰려들고 있다. 게다가 세계 도시의 3분의2는 해안가에 위치해 이대로 간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대규모 수몰이 우려된다.

도시는 면적으로는 지구 표면의 3%다. 그러나 모든 자원이 도시로 빨려들고 있어 대량폐기와 대량오염의 시험장이 되고 있다. 에너지 자원의 경우에도 75%가 도시에서 소비되고 있어 도시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80%를 차지한다. 그래서 갖가지 오염 부하와 건강 피해, 재난, 사고, 슬럼화 등의 사회적, 환경적 이슈가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지난해 5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과학기술계 인식조사’를 했다. 응답자 2,350명의 89%가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답했다. 꼭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동일한 문항으로 인식조사를 했다. 응답자 2,761명 가운데 81%가 역시 ‘그렇다’고 답했다. 4차 산업혁명은 진행형이라고 봐야 할 것인데 그 핵심기술이 총망라된 종합적인 작품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의 신기술이 생활 속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스마트 시대에 도시화 문제의 답을 스마트시티에서 찾는 것은 필연적으로 보인다.



과연 지난 1월 세계 최대의 IT 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주제는 ‘스마트시티의 미래’였다. 2020년 세계 스마트시티 시장 규모는 1,800조원에 이르고 2050년께 세계 인구의 70%가 스마트시티에 살게 될 것이라고 한다. 싱가포르는 2014년부터 도시 전체를 3D 가상공간에 옮기는 ‘버추얼 싱가포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건물·지형·도로·수송 등 물리적 인프라는 물론, 재난 관리, 교통 시스템, 질병, 인구 관리, 에너지 관리 등 데이터의 소프트 인프라를 모두 아우르는 사업이다. 빅데이터를 연결·분석하고 시뮬레이션해서 도시 개발과 관리에 최적화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온갖 도시 문제는 선제적으로 해결될 것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리빙랩 혁신과 스페인의 방직도시 포블레노우의 정보통신기술(ICT) 중심도시로의 변신은 시민참여와 도시재생의 벤치마킹 사례로 꼽힌다. 스마트시티에서 시민 주도의 개방적 혁신의 리빙랩과 스타트업은 도시의 주인이 사람임을 보여주는 사업이라 할 것이다. 메가시티 전문가인 로버트 무가는 TED 강연에서 서울을 시민의 75%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스마트 시스템 구축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소개했다. 골치 아픈 폐기물 관리도 스마트 시스템으로 최적화하는 날이 올 것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위원회는 한국의 스마트시티 추진 전략을 발표하면서 시범도시 지역을 선정하고 민간 주도의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사람 중심의 열린 도시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가 다 그렇듯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의 성공은 규제 합리화에 달렸다. 신기술이 구현될 수 있도록 진입 장벽 제거, 표준화, 데이터 개방과 활용, 기반 플랫폼 구축, 기업 참여 활성화, 전담조직 구축 등 온전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현재 추진 중인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설계는 어떤지, 과거 U시티(유비쿼터스 도시) 추진사례의 교훈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 철저한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분석을 하고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포함하는 탄탄한 추진전략을 수립해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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