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먹방이다. 또 시청자들이 사연을 소개한다. 그러나 출연자들이 심상찮다. 최화정, 이영자, 송은이, 김숙까지 먹방과 입담으로는 어디 가서 빠지지 않는 언니들이 드디어 단체로 등장했다.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올리브 새 예능프로그램 ‘밥블레스유’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황인영 PD와 최화정, 이영자, 송은이, 김숙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황인영 PD는 “밥에는 단순한 영양소가 아니라 사는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며 “감정이 담긴 먹방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제작자 송은이가 언니들을 모셨다는 소리를 듣고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분들의 사소하고 일상적인 고민에 어울리는 맛집을 추천해드리고 때로는 함께 먹기도 하는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 누구나 지치고 힘들 때, 사소하지만 짜증날 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풀리는 것 같은, 그런 프로그램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밥블레스유’는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과 올리브 채널이 공동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송은이는 “출연자보다 제작진과 더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며 “촬영장에서 계속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고민을 던져드리고, 이분들이 원하는 식당에 주차가 가능하고 촬영이 가능한지를 더 신경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개성이 너무나도 다른 네 사람을 모이게 한 중심인물은 김숙이었다. 김숙은 이 같은 ‘꿀조합’을 만들게 된 계기로 “언니들과 가끔 밥을 먹는 사이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면서 먹으니까 밥을 네 시간씩 먹더라”며 “밥을 다 먹고 사진을 찍었는데 표정이 되게 행복해보였다. 첫 녹화를 했는데 녹화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 만큼 자연스러운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먹방이 기본인 만큼 기대되는 출연자는 단연 이영자다. 그는 “‘전지적 참견 시점’은 먹방을 하려고 한 건 아니다. 매니저에게 음식을 추천해주다보니 많은 호응을 받게 됐다”며 “매니저랑 먹는 음식은 정해져있다. 뷔페나 몇 만원 짜리를 먹기 힘든데 여기서는 즐거운 사람들끼리 먹고 가격도 상관없다”며 “딱히 다른 점이 없다. 거기서는 이태리 음식을 먹고 여기서는 한식을 먹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말해 여전한 입담을 뽐냈다.
고민상담이라는 면에서 KBS2 ‘안녕하세요’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 이영자는 “‘안녕하세요’는 스스로 토해내면서 풀리는 사연이 많아서 잘 들어줘야 한다. 눈 맞추고 공감해주면서 해결을 한다”며 “‘밥블레스유’는 속 시원하게 즉각적으로 처방이 나간다. 근본적인 고민은 해결하지 못하겠지만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음식으로 힘을 준다”고 차이점을 밝혔다.
‘전지적 참견 시점’과 ‘안녕하세요’가 떠오르듯 ‘먹방’과 ‘고민해결’은 여러 프로그램에서 활용하고 있는 키워드다. ‘밥블레스유’가 이들과 가장 다른 것은 최화정, 이영자, 송은이, 김숙의 자연스러운 케미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도 자주 만난다는 네 사람은 이날 현장에서도 친밀한 호흡을 뽐냈다.
최화정은 “이영자와 싸워서 2~3년 정도 이야기를 안 했었다. 원래 어른들의 사회생활이라는 게 싸우면 안 보는 것이지 않나. 그런데 우리는 싸웠어도 계속 만난다”며 “숙이와 은이도 안 지가 15년이 됐다. 편하고 친하다. 옷 다 벗고 목욕할 수 있는 그런 관계다”라고 스스럼없이 설명했다.
이영자는 “대선에 누굴 찍었는지까지 말할 수 있다”며 “저는 원래 돈을 빌려달라는 걸 되게 자존심 상해한다. 그런데 KBS 파업하고 ‘택시’ 종영하니 돈이 너무 없는 거다. 그때 화정 언니와 김숙에게 돈을 꿔봤다”며 “송은이는 평생에 아무도 없어도 너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할 정도다.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송은이에게 전화 한 번 했을 뿐인데 병원도 잡히고 조문객도 왔다. 이 정도를 부탁할 수 있는 친구다”라고 개인사까지 언급하며 우애를 드러냈다.
이들의 호흡에 대한 기대감으로 ‘밥블레스유’는 티저 영상 조회수가 100만 뷰를 넘어서는 등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영상 합산 조회수가 1000만 뷰가 될 경우 공약을 걸자는 이야기가 나오자 네 사람만은 자신만의 뚜렷한 개성을 드러냈다.
제작을 맡고 있는 송은이가 “시청자들을 모시고 삼계탕을 쏘자”고 하자 이영자는 “네가 음식을 모른다”며 “개나 소나 다 먹는 삼계탕에 혹하겠나. 천 명으로 하자”고 판을 키웠다. 최화정이 “백 명으로 하자”고 만류했으나 이영자는 끝까지 “한강고수부지에서 천 명을 모시고 빅마마가 이혜정이 파는 민물장어를 대접하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밥블레스유’는 오는 21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