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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의 온도’ ‘故 신해철 의료사고’ 소환...알면 알수록 의사가 갑(甲)

사법부를 향한 돌직구 토크쇼 MBC ‘판결의 온도’가 어제(22일) 많은 기대 속에 드디어 첫 방송 되었다.

‘판결의 온도’는 첫 방송 주제로 ‘故 신해철 의료사고’를 소환해 방송 전부터 이목이 집중 되었다. ‘故 신해철 의료사고’는 지난 5월 故 신해철의 수술을 집도한 강 원장에게 징역 1년 형을 확정 선고하며 4년 만에 마무리 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슬퍼하는 사건이다.





이날 스튜디오에는 故 신해철 유족 법률 대리인 박호균 변호사와 대한의사협회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이준석 변호사가 자리해 심도 깊은 토론을 이어갔다.

4년이 지난 지금도 뜨거운 공분이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판사 출신 변호사 신중권은 “인지도와 영향력이 높았던 신해철이 갑작스럽고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 국민들이 믿기 힘들어하는 것 같다.”라며 현상을 설명했다. 이에 주진우 기자는 “故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크게 좌절해 세상과 단절하고 살다가 故 노무현 대통령을 위한 진혼곡을 가지고 다시 세상에 나오려던 시기였다. 이미 몸이 너무 망가졌지만 그걸 이겨내고 열심히 활동을 하려고 할 때 이런 사건이 생겨 더욱 안타깝다.” 라며 의견을 덧붙였다.

박호균 변호사는 “양형 자체가 받아들이기 어렵고 이해할 수 없다. 다른 의료사고 사건과 다르게 실형이 나온 것은 다행이지만 양형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라는 반면, 이준석 변호사는 “피해자가 유명인이라고 유독 가혹한 형량을 부과하는 것은 반대다. 다른 판례와 동등한 선에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긴장감 넘치는 팽팽한 대립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 날 방송에서는 의사의 면허 취소와 관련해 납득할 수 없는 현실에 패널들이 크게 흥분하기도 했다. 2000년 의료법 개정으로 ‘업무상 과실치사’는 일반 형사 범죄라 형을 선고 받더라도 의사 면허가 유지된다. 뿐만 아니라 혹여 의사 면허가 취소가 되더라도 재교부 신청이 가능하며, 대개 재교부 신청 시 거의 98.9% 승인이 되고 있어 다시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심지어 살인죄로 감옥에 들어가더라도 운영하고 있던 병원이 있다면 페이닥터를 통해 계속해서 병원 운영도 가능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주진우 기자는 “살인죄, 강간죄를 저질러도 의사면허는 취소되지 않는다.”라며 “한번 의사는 영원한 의사다”라고 흥분하자 이정렬 경제전문기자 또한 “재교부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 앞으로 계속 의료행위를 못하게 해야지 그럴 거면 왜 취소를 시키냐”라고 크게 분개했다.

위원들은 4심 판결 전 의료사고 발생 시 대처하는 법을 공개했다.



의사에게 사고 경위를 물어보고 녹취 또는 메모를 하고 의사의 설명을 들을 때는 증인 확보를 위해 여러 명을 대동, 위변조 방지를 위해 진료기록부를 빨리 확보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다른 병원으로 옮기게 될 때는 사고병원과 연관이 없는 곳인지 꼭 확인, 병원에서는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말고 부검을 염두 해둘 것을 당부했다.

지금까지도 예민한 사건인 만큼 열띤 토론을 마친 위원들의 4심 판결 결과 MC 포함 6명이 판결이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 그 중 이준석 변호사는 “강 원장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하게 불이익을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나머지 5인과는 정반대의 의견을 냈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알면 알수록 의사가 갑(甲)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래서 다들 집안에 의사 한 명쯤은 있어야 한다고 하나보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4심 위원회를 마쳤다.

이 밖에도 이 날 방송에서는 새로 신설된 ‘판결의 경계’에서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와 함께 ‘정당방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정당방위가 굉장히 까다롭게 적용되는 현실에 이수정 교수는 “사실 우리나라는 정당방위 허용범위가 너무 좁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정당방위를 너그럽게 인정해주면 사건이 줄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이수정 교수는 “사실 피고인이 정직하게만 말을 하진 않는다. 정당방위를 악용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정당방위 판결이 유연해지려면 전문가적 소견이 더해진 입증 가능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법부의 판결이 답답했던 사건들을 다시 소환해 돌직구를 날리며 사이다를 선사해 첫 방송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판결의 온도’는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55분에 방송된다.

/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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