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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투자 제한, 中만 겨냥 아냐"...미중 숨고르기?

종전대로 외국인투자심의위서 심사

대중 협상파 므누신에 힘 실어줘

중도 "지재권 보호" 유화 제스처 속

내달 亞 대두 관세율 0%로 인하 등

무역갈등 악화 대비책 마련 분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투자제한 조치의 수위 조절에 나서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최근 공개석상에서 미국이 문제 삼고 있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이슈의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미국에 유화 메시지를 던졌다. 양국의 강대강 무역 대치가 이어지는 한편으로 물밑 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제한은 중국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며 투자제한 심사를 종전대로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투자제한 대상을 묻는 기자들에게 “중국만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기술을 가졌는데 그 기술을 보호하는 것은 CFIUS에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의 첨단기술 분야 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대통령이 긴급경제조치를 동원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잘못 유출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을 타깃으로 삼은 새로운 제재안을 발동하는 대신 기존의 CFIUS를 중심으로 일반적 기술투자 제한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기술 침해에 대한 대중 강경입장이 완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매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국장 대신 무역전쟁이 가라앉기를 바라는 협상파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 코넬대 교수는 “무역 및 투자제한 접근에서 일종의 합리성이 되돌아오고 있다는 신호”라며 “트럼프 정부 내의 보호무역주의 세력 약화가 중국과의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서도 화해 제스처가 나오기 시작했다. 27일 중국 매체들은 리 총리가 지난 25일 열린 중국·프랑스 기업인 좌담회에서 “중국은 엄격하게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절대로 강제 기술이전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이 지재권 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일 수 있다는 대미 협상 메시지로 읽힌다. 외교가에서는 미중 간 무역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지만 다음달 6일로 예정된 5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 관세 부과를 앞두고 양국이 물밑에서 막판 타협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중국은 미중 무역갈등 악화에 대비한 조치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다음달 1일부터 한국과 인도·라오스·스리랑카·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5개국에서 수입하는 대두 관세율을 3%에서 0%로 낮춰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산 대두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미국으로부터의 수입 감소에 대비해 조달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 견제를 위해 주변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또 미국과의 분쟁을 의식해 수요가 급증하는 쇠고기 수입처 다변화에도 나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25일 프랑스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위한 위생 및 검역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정부의 변덕스러운 정책 변경에 대한 대비책인 동시에 대미 보복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마윈펑 베이징 동방농업자문 수석 연구원은 설명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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