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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강자들, 커누스티선 맥 못 춘다는데…

19일 디 오픈 티샷

올해 '美 강자들 무덤'서 개최

유럽 자존심 회복 여부 관심

매킬로이 등 우승 후보 꼽혀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가 디 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한국시간) 커누스티 골프링크스를 돌며 벙커 샷 연습을 하고 있다. /커누스티(스코틀랜드)=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열린 5개 메이저 골프대회는 미국 선수들의 독무대였다. 지난 시즌 두 번째 메이저 US 오픈의 브룩스 켑카를 시작으로 브리티시 오픈(이하 디 오픈) 조던 스피스, PGA 챔피언십 저스틴 토머스, 올해 첫 메이저 마스터스 패트릭 리드와 US 오픈 켑카의 2연패까지 이어졌다. 남자 골프를 양분하는 유럽 선수들은 박수만 쳐야 했다.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미국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꿰차고 있다. 유럽은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유럽-미국 대항전 라이더컵에서도 가장 최근 열린 2016년 대회 때 우승을 빼앗겼다.

메이저 골프대회는 미국과 유럽의 자존심 대결의 장이기도 하다. 특히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最古) 골프대회 디 오픈(제147회)은 더욱 불꽃이 튄다.

디 오픈에서도 미국은 강세를 보여 왔다. 2000년 이후 현대 디 오픈을 순환 개최한 9개 코스 중 8개 코스에서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번 세기에 미국 선수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유일한 곳이 바로 19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올해 대회가 개막하는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골프링크스(파71ㆍ7,402야드)다. 이곳에선 2007년 이후 11년 만에 다시 대회가 열리는데 당시 파드리그 해링턴(북아일랜드)이 우승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2위를 차지했다. 미국 선수 최고 성적은 스튜어트 싱크, 헌터 메이헌의 공동 6위였고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해링턴에 5타 뒤진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미국인으로서는 1975년 톰 왓슨이 커누스티에서의 마지막 챔피언이었다.

잉글랜드의 토미 플리트우드가 디 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한국시간) 커누스티 골프링크스에서연습라운드를 하며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커누스티(스코틀랜드)=로이터연합뉴스




올해 디 오픈은 개최지가 ‘미국 강자들의 무덤’이라 할 수 있는 커누스티라는 점에서 유럽의 자존심 회복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가르시아의 마스터스 제패 이후 메이저 우승에 목마른 유럽 선수 중에는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가 우승 후보로 꼽힌다.

특히 세계 3위로 유럽 선수 최상위 랭커인 로즈는 1992년 닉 팔도 이후 끊어진 ‘골프고향’ 잉글랜드의 우승 한풀이에 도전한다. 2013년 US 오픈에서 우승하고 2016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그는 디 오픈에서는 4위가 최고 성적이다. 지난해 가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로즈는 18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신이나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단지 내 경기력이 좋은 시기를 맞고 있다는 느낌이고 이번 주 우승 기회를 만들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매킬로이는 세계 1위를 경험한 강자다. 2014년 디 오픈을 포함해 메이저 통산 4승(PGA 투어 통산 14승)을 거뒀다. 주목할 선수는 유럽 투어 신흥 강자 플리트우드다. 그는 올해 US 오픈에서 최종일 7언더파의 맹타를 휘둘러 켑카에 1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커누스티에서 열린 유럽 투어 던힐 링크스 대회 2라운드에서는 9언더파 63타로 코스 최소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 밖에 세계 5위 욘 람(스페인), 11위 알렉스 노렌(스웨덴), 14위 폴 케이시(잉글랜드) 등도 지켜볼 만하다.

하지만 미국은 이번에도 만만찮다. 최근 5개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나눠 가진 디펜딩 챔피언 스피스를 비롯한 켑카, 토머스, 리드 모두가 20대라는 점이 놀랍다. 여기에 디 오픈 통산 3승의 우즈,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 리키 파울러, 2005년 우승자 잭 존슨, 2013년 챔피언 필 미컬슨 등도 커누스티 정복에 도전장을 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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