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포유류 정자의 머리와 꼬리를 잇는 특이단백질 발견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남성 불임 진단과 피임제 개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은 광주과학기술원(GIST) 조정희 교수와 김지혜 대학원생 연구팀이 정자의 형성과정에서 머리와 꼬리를 이어주고 안정화시키는 정자 특이단백질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정자는 꼬리의 움직임을 이용해 이동한다. 오로지 생식세포에서만 볼 수 있는 정자의 고유한 발생과정에는 특이단백질이 관여한다. 정자 특이단백질에 대한 연구는 남성 생식 현상이나 정자 기능·수정 능력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
연구팀은 정자 특이단백질인 ‘SPATC1L’이 정자 형성에 미치는 역할을 살폈다. 이 단백질은 포유류(생쥐) 정자의 머리와 꼬리를 잇는 연결 부위에 존재한다. 다른 단백질(액틴 단백질)을 조절해 연결부위 골격구조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거쳐 SPATC1L 단백질이 발현하지 않게 된 생쥐의 경우 모든 정자의 머리와 꼬리가 끊어졌다. 그러면서 해당 수컷은 완벽히 수정 능력을 잃게 됐다.
조정희 교수는 “정자 연결 부위에만 존재하는 신규 특이단백질을 최초로 발견했다”며 “남성 불임의 원인을 이해하고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세계적인 학술지 엠보 리포트(EMBO Reports) 19일 자에 실렸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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