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약 7개월 만에 최대치를 보인 것은 집값 상승세가 서울 전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북권에서는 ‘갭 메우기’ 현상으로 강세가 이어지는데다 강남권은 ‘똘똘한 한 채’ 선호로 아파트값이 떨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개발 계획을 연달아 꺼내놓자 그간 주목받지 못하던 곳까지 상승 대열에 올라타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감정원 주간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37%로 집계되면서 지난 1월 넷째 주(0.38%)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해 8·2부동산대책 등으로 다주택자를 압박하자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올해 초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 요지의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1월 셋째 주(1월15일) 주간 상승률이 0.39%를 기록하면서 올해 최고 수준을 보였고 1월 넷째 주 역시 0.38%로 강세를 이어갔다. 즉 이날 감정원이 발표한 서울의 7월 셋째 주 상승률 수치(0.37%)가 올해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의 상황이 올해 초와 다른 것은 강북 대부분 지역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올 4월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강남권 시장이 잠시 주춤한 사이 이와 격차를 줄이려는 ‘키 맞추기’ 움직임이 강북권에서 강하게 일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권 집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것도 서울 상승률을 끌어올리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 최근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34평형)는 최근 30억원에 손바뀜되면서 강남 집값이 3.3㎡(1평)당 1억원 시대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남구 압구정동, 송파구 잠실동 등에서도 직전 최고가를 넘어서는 거래들이 속속 진행된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시장이 개발 계획을 꺼내놓은 것도 외곽 지역 집값에 자극을 줬다는 분석이 많다. 이른바 ‘박원순 효과’다. 이날 감정원 조사에서는 박 시장의 계획에 따라 경전철 목동선이 지나게 될 양천구가 0.56% 올라 서울에서 두 번째로 상승률이 높았고 ‘통개발’ 예정인 영등포구도 0.51%를 기록해 집값이 많이 오른 곳으로 나타났다. 면목선이 계획될 중랑구도 이번주 0.15%의 상승률을 보여 지난주 0.05%보다 수치가 3배가량 커졌고 강북구(0.34%), 도봉구(0.15%) 등도 이전에 드물었던 강세를 보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중의 유동자금이 많은데다 수요자들이 심리적으로 자극을 받는 측면도 서울 집값을 올리는 이유”라면서 “올가을까지 현재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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