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시절 일제에 의해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동원 됐던 한인들이 70여년 만에 고국에 묻힌다.
행정안전부는 사할린으로 끌려가 희생된 한인 유골 16위를 봉환해 14일 천안 ‘국립망향의 동산’에 안치한다고 13일 밝혔다.
정부는 러시아 정부와 협의를 통해 2013년 1위, 2014년 18위, 2015년 13위, 2016년 11위, 2017년 12위 등 총 55위의 한인유골을 봉환했다. 올해는 유골 16위와 그 배우자 유골 3위도 발굴·수습해 국내로 봉환했다.
행안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은 “유골 국내 봉환에 앞서 사할린에서 묘지를 개장해 유해를 수습·화장했다”며 “러시아 정부 관계자 및 사할린한인회가 함께 참석해 추도·환송식을 거행했다”고 설명했다.
14일 열리는 망향의 동산 추도식에는 강제동원피해자 유족과 유족단체, 정부 각 부처 관계자, 국회의원, 주한러시아대사관·주한일본대사관 관계자, 지방자치단체장 등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사할린의 한인 피해자는 일제 강점기에 강제로 끌려가 탄광·토목공사·공장 등에서 혹독한 노동에 시달렸다. 광복 후에는 일본 정부의 방치와 미수교된 구 소련과의 관계로 1990년 한·러 수교 전까지 귀환길이 막혀 고국 땅을 그리다 생을 마감해야 했다. 학계는 일제강점기 당시 한인 약 4만3,000여명이 잔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사할린 강제동원 피해자가 6,289명, 강제동원 피해자 묘지수는 1,395기로 파악했다.
이번에 부친의 유골을 봉환하는 박재일(77)씨는 “아버지(고 박정만)가 사할린에 강제 동원돼 고생만 하다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돌아가셨다”며 “어머니가 평생 동안 홀로 아버지를 마음에 품고 그리움 속에 살았는데 이제라도 유골을 모셔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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