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수도권 미니신도시가 서울의 주택수요를 흡수할 수 있느냐다. 같은 수도권이지만 미분양 물량이 쌓여 빈집이 즐비한 곳에 택지를 개발하는 것은 재정만 축내고 지역 부동산시장을 황폐하게 할 뿐이다. 30만가구라는 숫자 채우기에 급급해서는 집값 안정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급 확대책이 시장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면 집값 불안심리를 가중시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외면해서는 곤란하다. 재건축 규제 완화가 개발이익에 편승한 가수요를 유발한다는 논리만 앞세우는 것은 근시안적인 발상이다. 최근 5년 동안 서울에서 공급된 신규 아파트 10가구 가운데 7가구가 재개발·재건축이었다. 가용부지가 부족한 서울에서 규제 일변도 정책은 중장기적인 주택공급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없다.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이라는 과열 억제장치가 없는 것도 아니다. 개발이익은 적절히 환수하면 그만이다. 이번에 강화된 종합부동산세는 소위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 억제 효과가 있기도 하다.
주택공급 확대책은 신규 분양 아파트로 대상을 국한해서는 안 된다.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다주택자의 매물부터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자면 한시적 양도소득세 감면 같은 퇴로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다양하고 현실적인 주택공급 확대책을 모색하는 한편 거래세를 한시적으로 내리는 방안을 국회 차원에서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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