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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홍 UCLA 교수 "기존과 완전히 다른 로봇기술 아이디어 필요"

한국, 휴머노이드 세계적 수준

2족보행 한계 넘을 상상력 필요





“한국의 로봇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기존의 구동 방식과 다른 아이디어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세계적인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47·사진) 미국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 테헤란로 팁스타운에서 고벤처포럼의 주최로 열린 ‘팁스서밋’ 강연 후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한국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기술 수준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세계적으로 모터·감속기로 관절을 움직이는 로봇과 전혀 다른 구동성을 갖는 새로운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UCLA의 로봇메커니즘 연구소인 로멜라의 소장인 그는 미국 성인 크기의 첫 휴머노이드로 기록된 로봇 찰리를 비롯해 인공근육을 붙인 군함화재진압용 로봇 사피이어(SAFFiR), 재난구조용 휴머노이드 토르 등의 개발을 주도했다. 그는 “휴머노이드가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자꾸 넘어지거나 불안정하게 움직이는 2족 보행 로봇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며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UCLA 로멜라 연구소에서 기존과는 다른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강연에서 “자신에게 황당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황당한 대답을 내놓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발현된다”며 “2족 보행이 넘어지지 않으려면 역발상이 필요했다”고 소개했다. 영감의 결과는 몸체가 헬륨 풍선인 2족 로봇 발루다. 풍선 밑에 달린 두 다리가 움직이는 모습은 달 우주인의 걸음과 흡사하다. 잘 넘어지지 않는 대신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고 아직 무선조종으로 구동하는 것은 단점이다.



또 다른 2족 보행 로봇 나비도 개발하고 있다. 사람과 달리 두 다리가 몸체 앞뒤로 붙어 있고 무릎을 360도 자유자재로 구부린다. 그는 “경기도에서 후원을 받아 내년 판교 제로시티에서 택배 배송을 시현해볼 계획”이라며 “자동차에 실은 물건을 인도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하는 새로운 보행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봇 연구가 사회를 이롭게 하고 궁극적으로 인류를 구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물론 실패는 필수다. 홍 교수는 지난 2015년 캘리포니아 포모나에서 열린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로봇 경연대회(DRC)’에 UCLA연합팀을 이끌고 나갔지만 실패를 맛봤다. 방산 업체 록히드마틴,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세계 최고를 달리는 전 세계 24개팀이 겨룬 이 경기에서 로봇은 스스로 1시간 내의 차 운전, 밸브 열기, 벽 뚫기, 장애물 넘기 등 여덟 가지 과제를 수행해야 했다. 홍 교수팀은 경기 하루 전날 예행 연습 중 토르의 어깨가 부서져 밤새 수리하며 경기에 출전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는 “각종 국제경기에서 우승을 이어간 우리 팀이 안은 뼈아픈 첫 패배였다”고 말했다. 당시 우승은 오준호 KAIST 교수팀이 만든 로봇 휴보였다.

홍 교수는 “실패한 후 포기하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다시 도전한다면 성공의 길로 갈 수 있다”며 “당시 팀원들은 ‘항상 이길 수는 없지만 실패로 배울 수는 있다’는 지혜를 얻었다”고 말했다. 로봇이 융합의 결과인 만큼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기술이라고 홍 교수는 단언했다. 그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팀을 이뤄야 한다”며 “기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과 열정이 있다면 과감히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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