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재정적자와 공공부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에 힘이 실릴 경우 균형재정 달성이 요원해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30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은 올해 8월 기준으로 지난 12개월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7.45%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달 전인 7월보다 7% 늘어난 수치다. 이자를 제외한 주요 재정적자도 GDP 대비 1.25%로 나타나 7월의 1.14%보다 높아졌다.
8월 공공부채도 169억헤알(약 42억달러, 4조6,700억원)로 1년 전에 비해 77%나 늘어났다. 8월 GDP 대비 총 공공부채 비율 역시 77.3%로 한달 전보다 소폭 올랐다. 지난달 이 비율이 중앙은행 집계 이래 최고치를 찍었으나 한달 만에 최고 기록을 다시 경신한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자료들은 국영은행·석유기업·에너지사를 뺀 중앙정부·지방정부·국영기업들의 재정상태를 집계한 결과다.
문제는 공공부채 급증이 브라질 경제의 불확실성에 불을 지피는 것은 물론 국가신용등급 평가의 주요 기준이기 때문에 투자등급 회복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피치 등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은 재정악화를 이유로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 사이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일제히 정크 수준으로 강등한 상태다. 크레디트스위스(CS)도 최근 보고서에서 브라질의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오는 2024년 87%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시장에서 더욱 우려하는 점은 대선 출마 후보들이 부채 문제를 외면하는데다 좌파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극우 성향인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와 좌파 노동자당(PT)의 페르난두 아다드 후보가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결국 결선투표까지 가 아다드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2년6개월 만에 좌파가 재집권할 경우 연금개혁의 동력이 상실되고 재정불균형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WSJ는 “불확실성이 투자 결정을 가로막고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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