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이 추락하는 경기를 떠받치고 유동성을 확대 공급하려는 목적으로 추진했던 이른바 ‘제로(0) 금리’ 시대가 10년 만에 막을 내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2일 JP모건체이스가 집계하는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지난주 평균 1%를 넘어섬으로써 0%대의 기준금리 시대가 끝났다고 보도했다.
내트웨스트 마케츠가 주요 10개국 수치를 합산 집계하는 유사한 지표도 JP모건의 지표와 같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25∼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연 2.00∼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은 금융위기 직후 기준금리를 0∼0.25%로 내린 뒤 유동성 확대공급을 위해 양적 완화(QE) 정책도 추진해왔다. 이후 미국 경기가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이자 금리 정상화를 위해 2015년 12월부터 꾸준히 금리를 인상해왔다.
일본과 유로존은 아직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연말에 양적 완화를 종료하기로 했고 일본은행은 시중은행들의 수익성 보존을 위해 보완책을 마련하는 등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JP모건은 1년 내 주요국 기준금리가 평균 1.6%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의 평균 기준금리보다 0.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미국 연준뿐 아니라 신흥국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직후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기준금리로 삼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금리를 연 5.50%에서 5.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인도네시아는 신흥국 금융불안으로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해외투자자금이 빠져나갈 기미를 보이자 지난 5월 17일부터 기준금리를 총 다섯 차례에 걸쳐 1.50%포인트나 인상했다.
필리핀 중앙은행(BSP)도 같은 날 기준금리를 연 4.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이어 체코와 홍콩도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이로써 내트웨스트가 집계하는 신흥시장 정책금리 지수는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