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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기적' 이시돌농촌개발協에 아산상

의사 이재훈씨·佛 출신 허보록 신부

각각 의료봉사상·사회봉사상 영예

제30회 아산상(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의 마이클 리어던 조셉(왼쪽부터) 이사장과 이재훈 의료봉사상 수상자, 허보록(본명 필리프 블로) 사회봉사상 수상자. /사진제공=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제30회 아산상 수상자로 제주도 농촌 지역의 자립과 건강 증진에 기여해온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를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의료봉사상은 13년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오지를 찾아다니며 100회 이상, 5만명가량을 이동 진료한 의사 이재훈(51)씨, 사회봉사상은 25년 동안 갈 곳 없는 초중고생을 위한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을 꾸려 200여명을 돌보며 자립을 도운 프랑스 출신의 허보록(59·본명 필리프 블로) 신부에게 돌아갔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다음달 22일 서울아산병원 대강당에서 시상식을 열어 아산상(상금 3억원), 의료봉사상·사회봉사상(각 1억원), 복지실천상·자원봉사상·효행가족상(각 3,000만원) 등 총 6개 부문 수상자 12명(단체 포함)에게 총 7억7,0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대상인 아산상을 받는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는 아일랜드 출신의 고(故) 패트릭 맥그린치(1928~2018) 신부가 지난 1954년 제주도로 부임한 후 제주 4·3사건, 한국전쟁으로 황폐해진 농촌 지역 주민들의 자립을 위해 한라산 중턱의 산간을 개간해 목축업(성이시돌목장)을 한 것이 출발점이다. 이어 사료공장, 양털 방직공장, 신용협동조합을 만들어 주민들의 자립을 돕고 고리대금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도왔다.



또 그 수익으로 1970년 저소득층 주민을 무료로 진료하는 성이시돌의원을 열었고 2002년 호스피스 중심의 성이시돌복지의원으로 재개원해 말기 암환자를 돌봐왔다. 노인요양원, 어린이집, 청소년 수련시설 등 다양한 사회복지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맥그린치 신부에 이어 2010년부터 협회 이사장을 맡아온 아앨랜드 출신의 마이클 리어던 조셉(64) 신부는 “맥그린치 신부의 뜻을 이어받아 제주도민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봉사하고 헌신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의료봉사상 수상자인 의사 이재훈씨는 외과 전공의(고려대 의대) 자격을 딴 뒤 아프리카 의료봉사에 필요하다며 2년간 5개의 외과 세부과목(위장관·대장항문·소아·간담도·유방갑상선)과 정형외과·안과·산부인과 등의 수련을 받았다. 이어 2006년 외국인 최초로 마다가스카르 의사면허를 받고 정부병원에서 외과 자원봉사 의사로 일하면서 매달 1주일씩 오지를 찾아다니며 100여회, 5만여명 이상을 이동 진료했다. 이씨는 “마다가스카르의 오지는 공공 의료기관이 있어도 의료진 한 명만 상주하는 곳이 대부분일 정도로 의료 환경이 열악하다”며 “현지 의사들을 훈련시켜 이동 진료팀을 갖춘 오지 통합의료센터를 설립하고 마다가스카르의 의료 자립을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회봉사상 수상자인 허보록 신부는 1993년부터 25년간 경북 영주·안동, 경기 군포·과천 등 부임지에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을 꾸려 가정해체·학대·경제적 이유 등으로 보호가 필요한 초중고생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자립을 도왔다. 자립생 중 20여명은 틈틈이 그룹홈을 찾아와 봉사활동을 하며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허 신부는 “사춘기 아이들을 한데 모아 생활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행복한 사람, 정직한 사람, 건강한 사람, 함께하는 사람’이라는 그룹홈의 가훈처럼 건강한 사회인으로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오랫동안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아산상은 1989년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했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단체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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