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의 지적처럼 세계 경제는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미중 무역갈등과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로 휘청이는 신흥국의 금융불안은 심각하다. 이달 초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무역전쟁이 신흥국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신흥국에서 1,0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벌써 시장에서는 중국발 금융위기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골디락스’라던 미국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나오기 시작해 우려스럽다.
지난 10·11일 연이틀 이어진 뉴욕증시 폭락이 글로벌 경기침체의 전조라는 분석마저 제기될 정도다. 이렇게 밖으로는 무역갈등과 신흥국 위기, 안으로는 투자·소비·고용 모두 경고음을 내는 것이 한국 경제의 현주소다. 무엇보다 조선·철강·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 추락이 심상찮다. 그나마 우위에 있다는 반도체·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도 언제 중국에 따라잡힐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려면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이 절실하다. 얼마 전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까지 나서 “구조개혁을 서두르지 않으면 경쟁력과 활력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충고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런데도 정부는 부작용이 심각한 소득주도 성장을 고집한 채 산업 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 구조개혁에는 아예 손을 놓고 있다. 적극적인 재정운용만 강조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이래서는 위기극복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저성장의 늪에 빠지지 않고 산업경쟁력을 되살리는 정공법은 구조개혁밖에 없다. 청와대와 정부는 IMF의 권고를 흘려듣지 말고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체질 개선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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