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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만에 한강하구길 열릴까

남북 공동한강하구수로 조사가 시작된 5일 강화 교동도 북단 한강하구에서 윤창희 공동조사단장이 북측조사단을 만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백두산, 백두산…여기는 한라산.” 5일 오전10시6분 강화도 인근 한강 하구. 중간수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시각인 10시를 넘기자 우리 측은 이렇게 북측을 불렀다. 두 번, 세 번 호출했으나 북측의 답이 없었다.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남북 공동 한강 하구 수로조사가 처음부터 삐걱거리고 손발이 안 맞는다는 걱정이 고개를 들 즈음 새 소식이 날아들었다. 북측이 서해 군 통신선으로 썰물이라 못 간다며 오후2시30분에 만나자는 입장을 전해왔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해도를 보면 예성강 부근도 수심이 낮아 작은 배도 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측도 수로를 찾느라 애먹었다. 강화도 창후리 선착장을 떠난 지 90분이 넘도록 조사선단은 시속 2~6노트의 느린 속도밖에 내지 못했다. 강화도와 교동도 부근의 물길을 잘 안다는 어선들이 앞장섰으나 깊이를 확인하며 항진하느라 늦어진 것. 북측에 교신을 시도했던 시각까지 약속 장소로 갈 만한 수로를 찾으려 부근을 맴돌았다.



조사선에 동승한 어부 이한신(64)씨는 “교동대교 위쪽은 엄격하게 통제되기에 경험자가 없다”며 “제한적이나마 어로행위가 허용되는 연평도나 백령도와 달라 한강 하구는 조업이 불가능했는데 이제 풀릴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척의 사정도 몰랐던 바다. 남과 북만의 공동수역이지만 65년간 닫혔던 바다를 다시 열기 위한 조사 작업은 이렇게 작은 해프닝으로 시작됐다. 남북은 오후에 만나 공동조사에 들어갔다. 자유운행을 위한 해도가 작성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뱃길을 몰라 쩔쩔매던 시절도 있었노라는 옛이야기를 들려주고픈 생각이 스쳤다. 마침 물이 차올라 배는 한껏 속도를 내며 달렸다./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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