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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문제유출' 교무부장 구속…'수상한' 야근·오답이 결정적

경찰 제시한 정황증거만 18개
쌍둥이 딸은 영장신청 않기로

  • 권혁준 기자
  • 2018-11-07 08:40:04
  • 사회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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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문제유출' 교무부장 구속…'수상한' 야근·오답이 결정적
서울 숙명여고에 재직하면서 2학년에 다니는 자신의 딸들에게 정기고사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전임 교무부장 A씨가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딸들에게 시험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서울 숙명여고 전임 교무부장 A(53)씨가 6일 구속됐다. 이에 경찰이 정황 증거를 다수 수집한 끝에 문제유출 혐의를 어느 정도 소명하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범행의 특성과 피의자와 공범 관계 등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자신이 일하는 숙명여고에서 2학년인 쌍둥이 딸에게 정기고사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영장심사에서 A씨는 “문제를 유출한 적 없다”며 “경찰이 정황만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경찰은 이번 사건을 두 달 넘게 수사했지만, A씨가 시험지 복사본·사진 또는 폐쇄회로(CC)TV 영상 같은 정답을 유출했다는 명백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대신에 경찰은 A씨가 문제를 유출한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를 다수 수집하는 전략을 택했다. 구속영장에 제시된 정황 증거만 18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쌍둥이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한 결과 영어시험 문제의 정답에 해당하는 영어 구절이 메모 형태로 발견됐고, 이들의 자택에서는 일부 시험문제의 답을 손글씨로 적어둔 종이도 나오는 등 시험 문제를 유출한 정황이 여럿 발견됐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문제유출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 자택 컴퓨터를 교체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이 제시한 다른 핵심 증거는 쌍둥이 자매 중 이과인 동생의 수상한 오답이었다. 쌍둥이 동생은 화학시험 서술형 문제에 답을 10:11이라고 적어냈는데, 이는 출제와 편집 과정에서 잘못 결재된 답으로 정정 전 정답인 10:11을 적어 낸 학생은 그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문제·정답 결재라인에 있었던 A씨가 정정되기 전의 정답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수상한 야근’ 또한 증거로 제시했다. A씨는 올해 1학기 중간고사 사흘 전인 4월 21일과 기말고사 닷새 전인 6월 22일에 교무실에 남아 야근했다. 두 번 모두 교무실 금고에 시험지가 보관되기 시작한 직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두 번 외에는 시간 외 근무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는 “금고 비밀번호를 모른다”고 말했지만, 경찰 조사에서는 “4월 21일 야근할 때 과거 적어뒀던 비밀번호를 찾아 금고를 열었다”고 말을 바꿨다. 다만 “결재가 완료되지 않은 시험지를 추가로 넣느라 금고를 연 것이고, 해당 과목 선생님도 함께 있었다”며 문제유출 혐의는 부인했다.

A씨는 네 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와 영장심사에서 줄곧 문제유출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끝내 구속수감된 채로 남은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됐다. 경찰은 쌍둥이 자매 등 다른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A씨를 비롯해 피의자 추가 조사 등을 통해 이번 사건 수사를 마무리한 뒤, 조만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수서경찰서는 “사안이 중대할 뿐 아니라, 문제유출 정황이 다수 확보돼 범죄 혐의가 상당함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지난 2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같은 날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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