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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국건축문화대상-일반주거부문 본상] 멋진할아버지집

베이비붐 세대 정체성 반영...시골집 '현대적 소재'로 해석

김해 재생 대나무· 금속패널 결합

서까래·기와·처마·툇마루 조성

주변 대지 특성 활용해 공간 구성

멋진할아버지집 동측면 모습./사진=윤준환 작가




완만한 경사지형을 그대로 활용해 지어진 멋진할아버지집의 전경. 베이비붐 세대인 건축주의 삶을 반영하듯 ‘시골집’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구현했다. /사진=윤준환작가


경남 김해시 상동면 산 중턱에 들어선 멋진할아버지집은 베이비붐 세대인 건축주가 은퇴 이후 거주하기 위해 만든 전원주택이다. 부산의 한 보험회사에서 근무했던 건축주는 아내와 상의해 은퇴 후 시골에 집을 짓기로 했고 5년간 건축가를 찾은 끝에 이기철 아키텍케이 건축사사무소 대표를 만났다. 이들은 어떤 집을 지을 것인지 수시로 논의했고 10개월에 걸친 설계, 반년이 걸린 시공 끝에 이 집을 지을 수 있었다.

멋진할아버지집 후면 모습.


멋진할아버지집 정면 모습. 서까래와 기둥들을 대나무와 금속패널로 결합해 구성한 점이 돋보인다./사진=윤준환작가


한국 현대사에서 베이비붐(1953~1962년 생) 세대들은 양극단의 상황을 경험한 세대들이다. 전후 빈곤의 시기와 경제개발의 호황의 시기를 겪었고 군부의 독재정치에 저항하며 민주주의를 시대를 연 주역이기도 했다. 또 토속적 한국문화와 유교적 가치관 속에서 자랐지만, 세계화 흐름 속에 자본주의를 토양으로 꽃 핀 대중문화와 글로벌한 가치관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 현대사의 소용돌이를 모두 관통해 존재하는 다층적 경험을 가진 세대이다.

멋진할아버지집은 이러한 베이비붐 세대의 정체성을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 시골집을 현대적 소재로 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전후 농경사회에서 태어나 산업화, 정보화 시대를 살아온 베이비붐 세대의 삶과 닮았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기와와 서까래를 현대화 한 점이다. 김해에 자생하는 대나무 숲에서 600그루를 골라 가마에서 72시간 구워 강도를 높인 뒤 금속 패널에 단단히 결합해 만들었다. 전통건축의 형식인 처마와 툇마루도 금속 소재인 골강판과 대나무를 활용해 지었다. 측면 후면에는 노출 콘크리트와 시멘트 벽돌을 주로 썼다.



이기철 대표는 “‘베이비부버 세대의 정체성 찾기’, ‘한국 토속건축의 현대화 과정 밟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접근한 프로젝트”라며 “자연에 순응하는 전통건축의 배치와 의미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기능과 미감을 더하는 방식으로 공간들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주변 환경을 받아들이면서 대지의 특성을 잘 이용한 배치도 돋보인다. 완만하게 경사져 올라가는 마을 안쪽 가장 깊고 높은 부분에 위치한 이 집은 높이차이가 있는 자연 그대로의 지형을 그대로 활용했다. 더 파거나 보탬이 없이 지형을 있는 그대로 이용해 층별 공간을 구성했다. 또 아래층의 높이확보 흔적이 자연스레 외부계단으로 배어 나와 자칫 길게 느껴질 수 있는 가로변 입면에 리듬감을 주고 있다.

내부는 거실, 부엌, 침실이 있는 본채와 사랑방 역할을 하는 ‘취미실’로 구성됐다. 취미실은 건축주의 취향을 반영해 전통 가옥의 느낌을 냈다. 방 하나가 국선도, 서예, 색소폰 연주 공간으로 쓰인다. 한쪽 지붕 아래 독립적으로 위치한 취미실을 서너 단계 올려 배치해 리듬감을 극대화시켰다. 주출입문에서 안으로 들어가면 거실, 부장, 침실이 차례로 나오며 벽면엔 통창을 내 자연경관과 집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 심사위원들은 “‘불편하지 않은 시골 촌집’이란 건축주의 표현처럼 토속적 한국건축의 현대화의 작업인 멋진할아버지집이 베이비붐 세대의 남은 삶을 담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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