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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개 도시 대한항공 항공기 '24시간 감시'…난기류도 정밀분석 [biz-플러스]

안전운항 핵심 종합통제센터 공개

기상 상황 맞춰 수십개 항로 진단

정비격납고엔 3100명 최고 인력

23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종합통제센터에서 열린 대한항공 안전운항시설 및 안전관리체계 소개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A동 8층 종합통제센터(OCC). 1090㎡(330평)의 널찍한 공간의 한쪽 벽에는 가로 18m, 세로 1.7m의 대형 스크린이 자리했다. 스크린 가운데에는 전 세계 하늘을 나는 대한항공 항공기의 실시간 위치가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110개 도시에 있는 대한항공 항공기를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한다.

23일에도 수십 명의 운항관리사 등 전문가들은 여러 모니터를 번갈아 들여다보며 항공기의 현재 상황을 확인하고 소통하는데 분주했다. 이상 신호가 감지되자 한 운항관리사는 “기장님, 세 시간 뒤 상공에서 터뷸런스(난기류)가 플라잉 레벨 3~6(고도)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니 주의 바랍니다”라고 메시지를 띄웠다. 미국 뉴욕에서 돌아오는 KE082 항공기에 주의 사항을 전한 것이다. 운항관리사는 전화를 끊고도 자신의 앞에 놓인 세 대의 컴퓨터 화면을 번갈아 봤다. 그는 KE082 항공기의 연료 현황과 운항 경로 등을 추가로 점검했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기상 상황을 파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영진 대항항공 통제전략팀장은 “각자 담당하고 있는 항공기의 모든 상황을 체크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종합통제센터는 대한항공이 이날 공개한 항공 안전시설의 핵심이다. 센터 전면부에는 대형 스크린이 현재 운항 중인 항공기의 항적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계획대로 항공기가 운행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정비 작업 일정도 조정한다.

운항관리사들이 서울 강서구 본사 종합통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한항공


'최신식' 탈바꿈한 종합통제센터…'잠들지 않는 지상 조종실'


종합통제센터는 대한항공 항공기가 운항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다. 2000년 8월 처음 문을 연 뒤 지난해 12월 리모델링을 통해 최신식 설비를 보강했다.

11개 부서의 240여명이 24시간 3교대로 근무하며 39개국 110개 도시에서 하루 평균 400여편 운항하는 항공기 161대(여객기 138대, 화물기 23대)의 상황을 쉴 새 없이 살핀다.

통제센터는 안전 관련 운항관리센터(FCC), 정비지원센터(MCC), 탑재관리센터(LCC)와 항공기·승무원 스케줄 등을 운영하는 네트워크운영센터(NOC) 등 4개 센터로 구성됐다.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따로 떨어져 있던 정비지원센터가 합류, 의사결정의 효율성이 향상됐다.

황윤찬 통제운영팀 그룹장은 "비행 중인 항공기가 당초 계획한 고도와 연료 소모량을 지키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아픈 승객이 생기거나, 화산이 터지는 등의 사유로 경로를 갑자기 바꾸더라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실시간 모니터링 중 비정상 상황이 탐지되면 항공기 '직통 위성전화'를 통해 운항 승무원의 신속한 대응을 지원한다.

항공기 운항을 포함한 대한항공의 총괄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은 별도의 항공안전전략실이 관할한다. 이 조직은 안전목표 달성을 위해 이행해야 할 안전정책을 만들고 최소 매년 한 차례 개정한다.

유종석 안전보건 총괄 겸 오퍼레이션부문 부사장은 "대한항공은 1999년 이후 인명 사고가 없었으나 지난 2022년 10월 세부공항 활주로 이탈 사고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대대적인 안전 컨설팅을 받았다"며 "경각심을 삼는 계기로 삼아 철저한 안전문화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륙 전·착륙 후 철저한 정비…"높은 정시 운항률의 비결"




23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정비격납고에서 열린 대한항공 안전운항시설 및 안전 관리체계 소개 행사에서 항공 정비 관계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대한항공은 안전운항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철저한 정비'를 위해 인천공항과 김포, 부천, 부산에 총 5곳의 정비 격납고 및 엔진, 부품 정비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본사 중심부에 있는 김포 격납고는 기둥 없는 길이 180m, 폭 90m의 널찍한 공간이었다. 축구장 2개를 합친 크기인 이곳은 대한항공 국내 격납고 가운데 인천공항 격납고와 함께 규모가 가장 크다.

높이 20m에 육박하는 대형기도 드나들어야 하는 만큼 천장 높이는 아파트 10층과 비슷한 25m에 달한다.

김포 격납고에서는 대한항공 A220 여객기와 전세기, 진에어 항공기 2대 등 총 4대가 정비를 받고 있었다. 격납고에서는 항공기 기체와 각종 부품에 대한 24시간 검사 및 수리가 이뤄진다. 이륙 전과 착륙 후 매번 항공기 상태를 점검한다. 최근에는 항공기에서 수집되는 각종 빅데이터를 활용해 결함 발생 전 선제적으로 정비할 수 있도록 예지정비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정비격납고를 안내한 김일찬 부공장장은 "철저한 정비로 기체 결함에 따른 지연·결항 없이 계획된 시각에 출발하는 정시 운항률도 높다"며 "지난해 세계 항공사 실적에서 대한항공은 99.17~99.84%의 정시 운항률을 나타내 세계 항공사 평균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비상탈출 구호도 가득…해상 불시착 대비 대형 수영장도


23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안전운항시설 및 안전 관리체계 소개 행사에서 객실훈련센터 직원들이 비상 상황을 가정하고 시범을 보이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객실훈련센터 안전 교관들은 '머리 숙여', '짐 버려' 등의 탈출 명령어를 크게 외치며 비상 착륙 시 승객들이 신속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돕는 훈련을 시연했다.

객실훈련센터 지하의 비상사태 대응 훈련실에는 가로 25m, 세로 50m 크기의 대형 수영장이 있었다. 해상 불시착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위한 것인데, 실제 기내에 배치된 구명조끼와 탈출 슬라이드 등의 사용법을 체험할 수 있었다. 모든 객실 승무원은 1년에 한 번씩 정기 안전 훈련을 받고 수시 훈련과 교육에도 참가한다. 승무원이 휴직 등으로 정기 안전 훈련을 놓친 경우에는 업무 복귀 전 반드시 재임용 훈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안전을 위해서는 한 치의 타협도 없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본사 내에 객실 승무원을 비롯한 대한항공 임직원의 건강을 위한 항공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969년 대한항공 설립과 함께 만들어져 지난해 최신식 설비와 장비를 갖춘 의료 시설로 업그레이드됐다. 기내에서의 응급 환자 발생에 대비해 숙련된 의사들로 구성된 '24시간 응급의료콜 시스템'도 가동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지난 2월 국제선 항공기 내에서 네팔인 승객의 생명을 구하는 데 활용된 바 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대한항공은 80% 이상의 직원이 안전 관련 업무를 맡을 정도로 안전운항을 위해 큰 노력을 하고 있다"며 "운항과 정비 등 항공 안전을 위한 모든 요소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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