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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성과 조급증? "쿠릴섬 2개 우선 반환을"

푸틴과 싱가포르 정상회담서

임기 전 영토분쟁 매듭 전략 선회

푸틴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EPA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러시아와의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협상에서 4개 섬 전부를 돌려받는 대신 2개 섬만 우선 반환받는 쪽으로 협상전략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3연임 성공으로 오는 2021년까지 집권하게 된 아베 총리가 자신의 임기 내 영토 문제의 ‘레거시(유산)’를 남기기 위해 협상 진전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다만 최근 지지율 추락으로 고전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내 여론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영토 문제에서 협상안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1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지난 1956년 공동선언을 기초로 평화조약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며 “전후 70년 넘게 이어진 문제에 대해 나와 푸틴 대통령이 종지부를 찍겠다는 강한 의지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당장 내년 1월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쿠릴 4개 섬 문제 및 평화조약 체결 논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아베 총리가 언급한 공동선언은 1956년 10월19일 모스크바에서 발표된 종전선언으로 일본과 소련이 평화조약을 체결한 뒤 쿠릴 4개 섬 중 시코탄·하보마이를 일본에 인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1960년 일본이 미국과 안보조약을 체결한 데 대해 소련이 반발하면서 2개 섬 반환 약속이 취소됐다. 일본은 1905년 러일전쟁 승리 후 이들 섬에 대한 영유권을 확보했다가 2차대전에서 패전하며 소련에 섬들을 다시 내줬다.



일본 언론은 국내에서 4개 섬을 일괄 반환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강함에도 아베 총리가 2개 섬 우선반환으로 요구 수위를 낮추면서까지 영토협상 타결을 모색하는 것은 임기 내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매듭짓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당장 내년 여름 참의원선거에 앞서 북방영토 일부반환이라는 실적을 내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단 2개 섬을 우선 돌려받은 뒤 나머지 2개 섬의 반환도 임기 내에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가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후속논의를 한 뒤 내년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을 가졌다”고 해석했다. 아사히신문도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푸틴 대통령에게 공동선언 내용을 완수하는 형태로 평화조약을 맺자고 호소했다”면서 “2개 섬 반환이 협상의 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러시아 내에서는 2개 섬 반환에도 반대하는 여론이 강해 협상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지금까지 23차례의 러일 정상회담에서 쿠릴섬 문제가 수차례 안건으로 올라왔지만 푸틴 대통령은 미온적으로 반응해왔다. 양국이 쿠릴열도 공동개발에는 합의하면서도 섬 반환 문제에서 진전을 보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에도 푸틴 대통령이 일본의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금개혁으로 지지율이 5년래 최저로 추락한 푸틴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쿠릴섬 반환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아사히는 “일본이 2개 섬을 시작으로 최종적으로 4개 반환을 제안하면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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