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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수요일] 답게

- 김수복(1953년~)





사람 곁을 떨어져 나간

‘답게’

사람답게 한 마리

썰물 빠져나간 뻘밭에서

옆으로만 옆으로만 기어가다가

자갈밭에 턱이 부서진 채로 헤매고 있네

보름 달빛 받들고 앞발 들어 환호하는

꽃답게들

평화답게들

통일답게들

나라답게들

아름답게들

사람답게들

잘 살라고

“버림받고, 부수어지고

분노를 터트려”

바로 서서 앞발을 드는 갯벌답게

동해 대개, 서해 꽃게, 남해 칠게, 제주 홍게, 파주 참게는 들어봤어도 ‘답게’는 처음이라 신종인가 했더니 등잔 밑이 어두워라. 세상 존재하는 온갖 것들 곁에 붙어서 그것다움을 만들어주는 게 바로 ‘답게’렷다. 자고로 이걸 잃어버리면 어디를 가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니, 대명천지에 ‘게걸음’ 치거나, 변명하느라 ‘게거품’ 물거나, 연명하느라 ‘게눈 감추듯’ 하다가 ‘게도 구럭도 다 잃는’ 이가 많기도 많다. 아침 구두끈 매며 활보를 결심하고, 저녁 구두끈 풀며 횡보를 반성할 사!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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