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어부의 아들로 태어나 야구보다 고기잡이를 먼저 배웠던 소년이 116년 메이저리그 역사에 전설 중의 전설로 우뚝 섰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세이브(652개)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50·파나마). 그가 사상 처음 만장일치 기록을 세우며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23일(한국시간)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2019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에 따르면 리베라는 전체 425명에게서 모두 표를 받았다.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득표율 100%가 나온 것은 투표 시작 83년 만에 처음이다. 이전 최고 득표율은 지난 2016년 켄 그리피 주니어의 99.3%(440표 중 437표)다.
은퇴한 지 5년이 지나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을 얻은 리베라는 첫 번째 도전에 새 역사를 쓰며 전설 중에서도 가장 눈부신 전설로 공인받았다. 리베라는 2013년 은퇴할 때까지 19년간 뉴욕 양키스에서만 뛰며 양키스의 5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포스트시즌 통산 8승1패42세이브, 평균자책점 0.70(96경기 141이닝)으로 큰 무대에 강했다. 1990년 계약금 3,000달러에 양키스와 입단할 때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20년 뒤 그의 연봉은 1,500만달러로 뛰었다. 왼손 타자 몸쪽으로 휘는 컷패스트볼을 1997년 우연히 배워 40대 중반까지 롱런했다.
투수 고(故) 로이 할러데이와 마이크 무시나, 지명타자 에드거 마르티네스도 입회 기준 득표율 75%를 넘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할러데이는 67차례 완투와 20차례 완봉승 기록을 남겼다. 무시나는 역대 최고령(39세) 20승과 1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로 유명하다. 마르티네스는 열 번째 도전 만에 바늘구멍을 통과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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