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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건물서 연출한 기자회견...孫 "이해충돌이라 생각안해"

■목포서 기자간담회

부동산 투기의혹 전면 부인

실내 청소 않고 누추함 부각

박물관·유물, 국가와 목포에 기부

"나중에 여기서 파티하자" 여유도

與 내부서도 "신중했어야" 자성 목소리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23일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반복하며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날 손 의원은 나전칠기박물관 부지용으로 사들인 목포 현지 건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혹마다 “전혀 아니다. 이해충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투기, 차명 거래와 관련해서는 “목숨 걸고 사실을 따지겠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박물관 기증의 경우 처음부터 주려고 한 것”이라며 “야당에서 국가에 환원하라고 공격하지만 10년 전부터 제가 했던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보급(나전칠기)은 국립박물관에 내놓고 나머지는 여기(목포)에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다 드릴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유물과 재단자산을 모두 기부하겠다고 공언해 투기 의혹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이날 간담회 장소가 흙바닥에 깔린 축축한 골판지 상자와 해어진 방수제 포대를 그대로 놓아둬 마케팅과 홍보 전문가인 손 의원이 투기 여지가 없는 건물이라는 점을 연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카들에게 증여한 창성장(게스트하우스) 등에 대한 국회 발언이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발언을 하면) 장사가 잘되나. 적자였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한 번도 서울을 벗어나지 않은 애(조카)들이 남들이 떠나는 지역에 들어와 살게 됐다”며 “목포주민이 됐는데 거기서 이해상충이 어떤 게 생기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해상충 금지 원칙을 위배했다는 질문이 잇따르자 “그 질문은 그만 받겠다. 이해충돌은 지겨워서, 그 얘기는 못하겠다”고 날카롭게 반응했다. 언론보도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왜곡된 기사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어 왜 전 국민을 소모전으로 밀어 넣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정말 얘깃거리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국가 전체를 시끄럽게 만드는 것에 대해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손 의원이 검찰조사 요청 등 배수진을 치고 있지만 야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날 목포를 방문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에서 “의혹에 대해 실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민주당은(손 의원이) 탈당했으니 내 일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내 ‘손혜원 랜드 게이트 TF’ 위원장을 맡은 한선교 의원은 “손 의원은 최순실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 전날 들은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들의 이야기”라며 “그분(손혜원)의 압력이나 압박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도 논평을 통해 “일방통행식 기자회견이었다”며 “국회의원으로서 이해충돌 방지 의무 원칙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이종걸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공직자로서의 엄격한 자기 관리, 자기 감시는 국민들이 아무리 강하게 요청해도 저희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금태섭 의원도 21일 방송을 통해 “(손 의원이) 공직자 윤리라 생각하는 이해충돌에 대해 조금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지적했다.

당 안팎의 거친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손 의원은 “지금 (이해충돌이) 없다고 해도 저도 모르는 사이에 상처 입은 분들도 있을 수 있어 이와 관련해 고개 숙여서 잘 듣겠다”며 그간 완강한 태도와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국회의원으로서 제가 모르는 제 이익이 있다면 사과하겠다”며 “언론하고도 싸울 마음이 없다”고 밝혀 일종의 출구전략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5일 9채를 매입했다는 첫 언론보도 이후 사과 발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목포=김선덕·송종호·하정연기자 joist1894@sedaily.com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혜원 의원(무소속)이 23일 오후 목포 투기 의혹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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