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지난달 1일 캐나다에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된 후 중국과 캐나다의 갈등이 격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마카오에서 캐나다인 1명이 사기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레오라는 이름의 캐나다 남성은 지난 25일 마카오의 한 은행에서 위조 서류를 이용해 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계좌에서 2억8,400만 달러(약 3,200억원)를 홍콩 계좌로 송금하려고 했지만 제출된 서류 서명과 은행에 보관된 서류 서명이 달라 송금이 거절됐다. 이후 은행 직원이 해당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연락했고 레오를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은행 직원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이 남성은 마카오를 떠나기 직전 체포됐다.
이 남성이 사기를 저지르려다 체포됐지만 최근 중국에서 캐나다인이 체포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이 사건 역시 양국 관계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멍 부회장이 체포된 이후 중국이 캐나다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 최소 5명의 캐나다인을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와 중국의 갈등이 끝이지 않는 가운데 영국 보다폰을 비롯한 유럽 업체들도 화웨이에 대한 5세대(5G) 네트워크 핵심 장비 사용 배제 방침을 밝히고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 국제 갈등도 계속 확산되는 모습이다. 장밍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대사가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서 화웨이 등 자국 업체들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EU 국가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장 대사는 27일(현지시간) 보도된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를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에서 배제하는 것은 ‘자승자박’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화웨이를 배제하는 것은)“매우 무책임한 일이고 세계의 경제 및 과학 협력에도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통신장비를 겨냥해 보안 우려를 제기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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