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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면제] SOC에 20조…지역경기·균형발전 두토끼 잡는다

경남·울산·부산 등에 집중

동남권 경기 활성화 배려

졸속 추진 우려 목소리도

경기도 포천 주민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7호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29일 발표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 대상 사업은 주로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전략산업 육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상용차·AI(인공지능)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역의 광역 교통·물류망을 구축해 균형 발전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사업에 투입되는 재원만 총 24조원이 넘는 만큼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내수 촉진과 고용 창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최소한의 경제성 검토조차 거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의정부 경전철 사업 등처럼 오히려 지역경제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를 열고 총 23개 지역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내용의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의결했다. 예타 면제 사업의 총 규모는 무려 24조1,000억원에 달한다. 면제 대상은 크게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지역전략산업 육성과 교통·물류망 구축 등을 위한 SOC 사업으로 구분된다.

지역 전략산업 투자 중 하나인 전북 상용차 혁신성장에는 총 2,000억원이 투입된다. 국가 주력산업인 자동차 분야의 핵심 기술을 확보해 미래 차 부품 시장을 선점하고 산업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구상이다. 군산의 새만금 국제공항(8,000억원) 사업까지 포함하면 전북 지역은 무려 1조원의 사업 자금을 수혈받는다. 이는 군산 현대조선소와 한국GM 공장 가동 중단으로 위기에 몰린 지역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호재를 손에 쥔 셈이다.



총 20조원 안팎에 달하는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사업도 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됐다. 올해 국회에서 확정된 SOC 예산(19조7,00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김천∼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4조7,000억원) 등 사업비가 1조원이 넘는 공사만 8개에 달한다. 정부는 SOC 사업이 광역 교통·물류망 구축, 지역산업 인프라 확충 차원에서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 대전 도시철도 등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취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SOC 사업 중 4개 사업이 경남·울산·부산 등에 집중됐는데, 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경기기 침체한 ‘동남권’의 경기 활성화를 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예타 면제 조치로 대규모 SOC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건설업 경기가 탄력을 받으면서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은 고용유발 효과가 큰 대표적인 업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0억원을 투입했을 때 늘어나는 고용을 보여주는 고용유발계수를 보면 건설업은 지난 2014년 기준 5.9명으로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인 반도체(3.1명)의 두배에 달한다. 정부가 예타 면제 사업을 발표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첫 번째 선정 기준으로 꼽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최소한의 타당성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졸속 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지역 경기가 반짝 부양되는 효과를 낼 수는 있겠지만 기반시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면 의정부 경전철, 전남 영암 포뮬러원(F1) 사업 등처럼 중장기적으로 지역 경기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예타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주체가 최소한의 타당성을 살피는 것인데 그것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예타 면제보다는 예타가 더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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