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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 찬성

<류홍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기업 선택권 존중해야 투자·수익 늘어

  • 2019-03-07 17:31:57
  • 사외칼럼
수도권 공장 난립과 과도한 제조업 집중을 막기 위한 공장총량제를 놓고 수도권과 비(非)수도권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24일 SK하이닉스가 요청한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부지를 반도체 클러스터 대상지로 최종 확정했다. 이번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도전했던 경북·충남지역 등은 정부의 결정이 공장총량제를 무력화하는 시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500㎡(약 150평) 이상인 공장에 대해 신증설·용도변경을 3년 단위로 정해 일정 면적 이내에서만 허가해주는 공장총량제 규제를 받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120조원의 투자가 예상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에 기대를 걸었던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달 열리는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산업단지 배정 최종승인을 앞두고 ‘공장총량제 준수’를 촉구하고 있다. 공장총량제 완화 찬성 측은 공장 부지가 경제논리에 따라 기업이 선호하는 곳에 마련돼야 하며 수도권 역차별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공장총량제 완화가 비수도권 경제 침체와 지방 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는 만큼 지역경제가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고 반박한다. 양측의 견해를 싣는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 찬성

수도권 공장총량제는 경제활동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는 서울ㆍ경기ㆍ인천 지역의 공장 건축 총면적을 정기적으로 정해 규제하는 제도다. 기본적인 목적은 수도권 밀집화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전국적인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경제에서 경제활동의 자유는 핵심적 기본권이다.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은 오히려 기업의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투자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공장을 짓고자 하는 사람은 충분히 자신의 이익을 고려해 공장 부지를 선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관공서에 허가를 받으러 갔을 때 ‘더 이상 이 지역에 공장을 지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듣는다면 어떻게 반응을 할지 궁금하다. 분명 다른 지역으로 가겠다고 생각할 확률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특정 지역에 공장의 총면적을 설정하고 그 이상의 공장이 들어서는 것을 규제한다고 해서 다른 지역에 공장을 짓겠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비약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 지역에서 쓸 수 있는 돈은 다 쓰였으니 다른 곳에 가서 쓰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누가 따를까.

실질적으로도 이 제도는 수도권 과밀 방지와 지역균형발전의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도권 공장총량제는 지난 1983년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제정되면서 시작됐다. 당시의 제정 이유를 보면 “인구 및 산업이 ‘수도권에 35%가 밀집’됨으로써 국가 안보상의 취약성, 지역 간의 격차 유발, 교통난·주택난·공해·범죄 등 도시문제의 심화 현상 등 문제점 해결을 위해 인구 및 산업을 적정하게 재정비·배치하고 광역적인 차원에서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하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후 40년 가까이 흐른 2019년 수도권의 인구 밀집도는 증가해 50%를 넘어섰다. 수도권의 산업 밀집도 또한 당시에 비해 매우 높아졌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 찬성

또한 지방재정 통합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자립도 역시 평균 55%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서울특별시를 비롯해 도시화로 인구밀집도가 높은 광역시들은 재정자립도가 평균 65.19%에 달하고 상대적으로 인구밀집도가 낮은 도 단위 광역단체는 평균 41.23%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도 단위의 경우 인구밀집도가 높은 경기도가 70.52%로 이례적으로 높은 재정자립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 정책은 규제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국민들의 불편만 증가하게 될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를 보자. 얼마 전 통장을 새로 만들려고 은행 창구에 갔다가 직원으로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 요는 지금 ‘새 통장을 만들면 3개월 이내에는 통장을 새로 만들 수 없고 3개월 후에도 금융거래목적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새로운 통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의아해서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통장이 무분별하게 만들어져서 소위 대포통장이 돼 보이스피싱 등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실시된 정부의 조치라고 했다. 이 조치가 시행된 후 보이스피싱이 감소했다는 것은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다. 정부의 의도는 통장의 불법적 사용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이겠지만 정부에 가장 편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적 자유와 창의성을 보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책으로 개인과 기업의 기본적 권리를 제한하면서까지 정책목표를 달성하고자 했으나 결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경제에서 기본적인 조건은 규모다. 그런데 규제를 통해 인위적으로 규모를 분산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을 망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경제활동에 있어 불공정하거나 불법적인 것들은 강력하게 규제해야 하겠지만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규제를 통한 일률적 산업 분산 정책이 아니라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을 지원ㆍ육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이 기대감을 가지고 유입될 수 있도록 유인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인구밀집화는 현실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이를 억제하고 강제적으로 분산시키려는 시도보다는 밀집지역과 공동화 지역에 대한 개별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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