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11일(현지시간) 열리는 가운데 대통령 내외의 단독 회담과 소규모 정상회담이 열리는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 대통령 정상 내외가 오벌오피스에서 미국 대통령 내외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오벌오피스에서 열리는 단독 회담에 참석 한 후 별도의 오찬 시간도 갖기로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한 당시 한국의 이산가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오벌오피스는 백악관 웨스트 윙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집무실의 별칭이다. 실제로 방이 타원형(Oval)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미국 대통령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책을 발표할 때 집무실 책상 앉아 연설을 하는데 이것을 ‘오벌 오피스 연설’이라고 한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발표할 때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의 개인 집무실로 보이는 장소를 택했는데 이것이 미국 대통령의 연설 방식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오벌오피스는 대통령 책상 뒤로 남향의 커다란 창이 3개가 있다. 4개의 문이 있는데 동쪽 문은 로즈가든으로 통하며 서쪽 문은 개인용 작은 공부방과 거실로 연결되어 있다. 이어 북서쪽 문은 웨스트윙의 복도로 향하고, 북동쪽 문은 대통령 비서실로 연결되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나라 정상 내외가 함께 오벌오피스에 들어가는건 처음이다”며 “회담 장소는 미국측이 선택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내외는 이번 한미정상 단독 회담에서 오벌 오피스에서 기념촬영을 함께 하며, 이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실질적인 단독회담이 시작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 정상 부부가 만나면, 방명록에 서명을 하고, 사진을 촬영하게 된다. 그리고 부인들은 (회담장에서) 빠지게 될 것”이라며 “이후 양 정상이 대화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측의 핵심참모들이 배석하는 소규모 정상회담 역시 오벌오피스에 진행된다.
대통령 부인들간의 별도 오찬 역시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한미 정상 부인이 일대일로 오찬을 하는 것은 1989년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김옥숙 여사와 조지 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인 바버라 부시 여사 사이의 오찬 이후 30년 만이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와관련 “한미 정상 부인 간 단독 오찬은 흔치 않은 일로, 두 영부인 간 각별한 우정을 더욱 깊게 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한 당시 한국의 이산가족 문제 등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던 멜라니아 여사가 이번 회담에서도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멜라니아 여사는 슬로베니아 이민자 출신으로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던 이산가족 문제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남북 문제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데 일조했다”며 “이번에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DC=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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